2년 연속 순익 승기 잡은 SC…바짝 추격하는 씨티고액 배당 논란 여전…1000억원대 해외 본사 송금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씨티·SC제일은행이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선방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견고한 흑자 성장에도 1000억원대 배당액을 책정하면서 또다시 고배당 논란에 휘말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2438억원, 2736억원을 달성했다.

두 은행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5%, 21.9% 증가하며 실적 반등을 이뤄내는 모습이다.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두 은행의 연간 순이익 승자는 SC제일은행이다. 지난해 상반기 장사를 잘해둔 탓에 하반기 부진한 성적에도 승기를 쥐었다.

지난해 총 영업이익도 3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5.8% 증가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9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실적을 6개월 만에 뛰어넘었다. 반면 하반기에는 3분기 435억원, 4분기 359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다소 아쉬운 성적은 순이자마진이 감소한 탓이다. 전년 대비 0.05%포인트 하락한 1.47%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 상승의 주된 요인은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이 나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출규모가 늘어났고, 증시 강세에 따른 자산관리 투자상품 판매 및 금융시장 파생상품 판매도 증가했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도 빛을 발했다. 자산 포트폴리오 건전성이 지속 향상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모두 소폭 개선됐다.

반면 씨티은행은 2년 연속 SC제일은행에 뒤처졌다.

씨티은행 자체 성적으로 보면 2016년 순이익 2120억원에서 지난해 2438억원까지 오르며 SC제일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통상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4분기에 씨티은행의 영업이 빛났다. 지난해 3분기 551억원의 순이익을 내더니, 4분기에는 715억원을 달성했다. 

실적 성장세는 비이자수익 부문이 한몫했다. 전년 대비 191.6% 대폭 증가한 1605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핵심 이익인 순이자마진도 2.68%로 전년 대비 0.20%포인트 상승하며 분기마다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이는 시중·지방은행보다 높은 수치다. 

이처럼 두 은행 모두 전년 대비 흑자 실적을 이뤄냈지만 또다시 높은 배당을 책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각각 1250억원, 939억원의 2017년 회계연도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들 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절반 가까이 해외 본사로 보내는 셈이다. 

SC제일은행은 적자가 났던 2015년도를 제외하고, 흑자로 돌아선 2016년도에 바로 800억원을 배당했다. 적자가 났던 2014년에도 1500억원을 중간 배당했다가 금융감독원의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씨티은행은 2014년도 509억원, 2015년 1162억원을 배당했다. 지난해 대규모 점포 통폐합으로 논란이 일자 배당 유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한국시장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액션을 뒤집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SC제일은행 최대주주는 영국 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 씨티은행은 미국 기업인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이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 전액이 본사로 지급된다"며 "외국계 은행이 매년 반복되는 고배당으로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는데,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