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지난해 해외 순이익 3767억 전년比 16%↑동남亞 네트워크 확대·인수합병 발판 삼아 시장 안착
  •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시중은행들이 해외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트워크 확대는 물론 해를 거듭할 수록 순익 덩치를 키워나가며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다.

6일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주요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전체 당기순이익은 2016년보다 16% 증가한 37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별로 살펴보면 글로벌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는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은 전체 해외법인에서 1764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대비 32%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고, KEB하나은행 역시 2016년보다 30% 늘어난 1196억원을 거둬들이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미국과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진출한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결과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한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매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일본법인이 지난해에도 수익 규모를 대거 늘리며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의 일본법인(SBJ)은 지난해 68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신한은행이 진출한 해외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중국과 캐나다,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2016년보다 늘어난 수익을 거뒀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이 행장이었던 시절부터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등 주요 국가에 우수 인재를 적극 투입하고, 순익 관리에 나서는 등 해외 영업 관리를 엄격하게 해온 덕분에 현재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통합작업을 일찌감치 펼친 덕분에 매년 해외 순익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KEB하나은행의 캐시카우인 인도네시아(634억원) 법인을 비롯해 중국과 캐나다, 독일에서도 직전해보다 훨씬 늘어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KEB하나은행은 일부 법인 손실 폭을 최대한 줄이고 흑자를 내던 시장에서 공격 영업, 지점망 확대 전략을 활용해 전체 해외법인 실적을 끌어올렸다.

비록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2017년 전체 해외법인 실적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활발히 공략 중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해냈다.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한 우리소다라은행의 경우 2016년 대비 57% 증가한 385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은행을 인수합병한 뒤 인도네시아 현지인과 현지 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덕분에 수익이 매년 고공행진하는 모양새다.

2016년 적자를 기록했던 미얀마와 베트남에서도 지난해 각각 8억원, 24억원 등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앞으로 성장 기대감을 키워 나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략에 강점을 갖고 있는 손태승 은행장이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만큼, 앞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동남아시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은행도 적지만 작은 결실을 맺어 나가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캄보디아에서 4개 영업점을 운영 중인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10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진출한 미얀마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소액대출과 주택자금대출이 결합된 사업모델을 활용해 경제수도 양곤 지역에서 영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에는 허인 행장이 미얀마와 캄보디아를 방문해 금융기관 고위관계자 면담 등 영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동남아시아에서 눈부신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호주 ANZ 뱅크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린 신한은행은 지난해 454억원의 순익을 올렸고, 꾸준한 M&A로 지점 60개를 확보한 인도네시아에서도 86억원을 거두는 등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KEB하나은행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매년 지점수를 늘리고, 현지화 전략을 활용한 공격적 영업을 통해 지난해 634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는 등 동남아시아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많고 이제 막 개발단계에 도입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선점해 나가고 있다"며 "정부의 新남방정책으로 미얀마나 캄보디아 공략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두드러진 순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