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K매직, 쿠첸의 전기레인지 관련 광고 (왼쪽부터) ⓒ 각 사
    ▲ SK매직, 쿠첸의 전기레인지 관련 광고 (왼쪽부터) ⓒ 각 사



    SK매직과 쿠첸이 전기레인지 '시장 1위' 타이틀로 혈투를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자체 집계한 지난해 전기레인지 판매량에 따라 자신이 진정한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사의 다툼은 전기레인지가 뜨기 시작한 2~3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전기레인지는 공식적인 시장 관련 통계가 없는데다가, 두 회사가 인정하는 시장 범위가 달라 매년 점유율 주장이 엇갈린다.

    논쟁의 핵심은 1, 2구 짜리 소형레인지를 집계에 포함해야 하냐, 아니냐다. 1~3구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SK매직은 소형레인지를 판매량에 넣고 있고, 3구를 주로 판매하는 쿠첸은 1~2구 제품을 집계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 ▲ SK매직은 점유율 집계에 1~2구 소형제품을 포함하고, 쿠첸은 3구 만을 집계하고 있다. ⓒ 각 사
    ▲ SK매직은 점유율 집계에 1~2구 소형제품을 포함하고, 쿠첸은 3구 만을 집계하고 있다. ⓒ 각 사



    지난해 SK매직은 약 10만5000여 대의 전기레인지를 판매했다. 자체 집계한 시장 점유율은 16.9%로 1위다. SK매직의 경우 1~2구, 3구 제품을 모두 포함해 지난해 시장 규모를 62만대 정도로 집계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엄연히 같은 전기레인지로 분류되는 1~2구 제품을 집계에서 제외할 필요가 없다"면서 "어떤 가전제품이든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점유율을 따지며, 경쟁사에서 유리한 수치만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시장 자체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쿠첸의 의견은 다르다. 기존 가정용 가스레인지를 대체할 수 있는 3구 이상의 대형 제품만 집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2구짜리 전기레인지는 기존 가스레인지와 함께 쓰는 서브용 제품에 불과해, 가스레인지 대체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쿠첸의 경우 지난해 6만8000여 대의 전기레인지를 판매했다. 지난해 자체 집계한 점유율은 약 25.9%로 시장 1위다. 쿠첸의 경우 3구 이상의 제품만 통계에 반영했으며, 쿠첸 통계에 따르면 전체 전기레인지 시장은 27만 대 수준이다.

    쿠첸 관계자는 "기존 가스레인지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3구 이상의 제품"이라며 "1~2구 짜리 레인지는 가스레인지와 같이 사용하는 보조 제품으로, 메인 시장 제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두 회사의 논쟁을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프닝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두 곳 모두 광고에서 ‘시장 1위’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전기레인지의 경우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해, 시장에 관한 명확한 기준과 통계가 없어 이 같은 논쟁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다만 광고에서 사용하는 ‘시장 1위’와 같은 표현은 소비자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