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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승격과 실세 장관 부임으로 잔뜩 기대를 모았던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혁신성장 주도부처로서의 기대감이 컸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책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하다. 간난신고 끝에 부임한 홍종학 장관의 성적표도 초라하다는게 중평이다. 출범식에 참석했던 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는 새 정부의 유일한 신생부처로, 정부의 핵심부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 달라”며 당부했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
“중기부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의 수호천사와 세일즈맨이 돼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겠다”던 홍 장관의 야심찬 포부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정책 혼선과 부처로서의 존재감이 적다 보니 기대감은 이내 실망으로 이어진다.
16.4%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경영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중·소상공인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중기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를 통한 민심달래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스탠스는 소상공인 보다 정권에 치우치다 불만을 불식시키는데는 역부족이었다.
근로시간 단축 역시 논란의 중심이다. 정부는 300인 이상 기업에 대해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생산성 저하로 직결될 것이라는 관련 업계의 우려에 대해 고용부는 신규 고용을 늘린 기업의 기존 인력 소득 감소를 보완하겠는 복안을 내놨다. 중기부의 주도적 역할이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가 유력한 상황에서 홍 장관은 지난 3월 100일 기자회견에서 “폐쇄가 결정이 되지 않아 중기부가 지원책을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며 협력사 지원이 필요하면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결국 후속 대책은 기재부와 산업부의 몫이었다.
일각에서는 중기부가 정부 부처로서 스탠스를 제대로 잡을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중기부는 공정위, 기재부 등 타 부처에서 마련한 정책을 홍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생 부처로서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 장관의 리더십 문제를 거론한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의 경제·노동정책에 장관이 주도적으로 입장을 개진하는지 의문”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에 불만을 표출하는 중소상공인 달래기가 핵심 업무로 자리 잡았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