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회장 5촌조카인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GS 지분 추가 매수허 회장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전무 지분율은 0.52% 불과
  • ▲ 허창수 GS그룹 회장. ⓒGS그룹
    ▲ 허창수 GS그룹 회장. ⓒGS그룹

GS그룹의 후계자 구도가 ‘안갯속’이다. 허창수 회장(70)이 고령에 접어들면서 경영권을 물려받을 후계자에 대한 윤곽이 아직도 흐릿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전무 보다는 다른 3세·4세들의 행보가 눈에 띄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허창수 회장 등 (주)GS 특별관계자의 보유주식은 2만8973주 증가해 지분율이 46.91%로 증가했다.

이 중 허준홍 GS칼텍스 전무(43)는 GS 주식 7만주를 매수해 지분율이 1.83%에서 1.90%로 증가했다. 허준홍 전무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80)의 아들로 허창수 회장에게는 5촌 조카다. 

앞서 허준홍 전무는 지난달 19일 장내매수로 삼양통상 주식 1만5104주를 사들여 삼양통상 지분 21.25%를 보유하게 됐다. 부친 허남각 회장의 지분 20%를 넘어 삼양통상의 최대주주가 됐다. 삼양통상은 GS그룹과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지만 GS 일가의 친인척들이 경영하는 회사다.

재계 안팎에서는 허준홍 전무가 GS 지분을 일부 매수한 것을 두고, GS그룹이 후계구도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느 관측이 나온다.

GS그룹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장자승계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긴다면 후계자 1순위는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전무(39)다. 하지만 허윤홍 전무의 GS 지분율은 0.52%에 불과해 경영권 경쟁에서 한발 빠진 모양새다. 

허준홍 전무는 허윤홍 전무 보다 약 4배 가까운 GS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허준홍 전무는 고(故)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허정구 명예회장은 고(故) 허만정 LG 공동창업주의 장남으로 허준홍 전무는 GS 가계도상 장손이기 때문에 그룹을 이어받을 정통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GS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4세가 보유한 비상장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성장시킨 후, 이를 처분해 상장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허준홍 전무처럼 GS 지분을 지속적으로 취득하는 인물이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허준홍·허윤홍 전무 등 GS 일가 4세가 아닌 허창수 회장의 ‘사촌’인 3세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과 허연수 GS리테일 사장(57) 등이 GS 보유주식을 잇따라 매도하면서 이들의 지분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어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GS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주요 그룹 중 가장 예측하기 힘들다”라며 “그룹 내에서도 허창수 회장의 후계자로 점찍은 인물은 없어 보인다. 아직 3세들이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당장 허윤홍 전무나 허준홍 전무 등 4세로의 전면적 경영권 승계작업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GS그룹 관련 보고서를 통해 4세 중 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인물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구소는 “4세로 경영권이 승계된다면 3세와 마찬가지로 그룹 회장이 ㈜GS의 대표이사로서 그룹 전체를 조율하고, 친인척들이 계열사를 나눠서 경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GS그룹은 경영권 승계나 후계구도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주)GS의 최대주주는 허창수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용수 GS EPS 대표(50)다. 허용수 대표는 GS 주식 488만9718주를 보유해 5.1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어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441만7695주를 보유해 지분율 4.66%로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