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이후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 들썩… "인바운드도 기대"온라인·크루즈·전세기는 제한… 여전히 단체 관광 허용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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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사진. ⓒ뉴데일리DB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중국의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한국행 단체 관광 금지 조치가 일부 해제되고 있다. 이에 국내 여행 업계 및 면세업계는 절반의 기대감과 절반의 우려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다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우한 지역에 이어 지난 7일 충칭지역 중국인들의 단체 관광도 허용하기로 하면서 관광·면세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금한령이 내려지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락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4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16년 월평균 67만명 수준을 회복하는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단체 관광이 풀리게 되면 금세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내 여행업계는 국내 관광객이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아웃바운드' 시장이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중국인이 한국을 찾는 '인바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중국 아웃바운드 예약 현황은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58%, 6월 
294%, 7월 327%, 8월 280% 씩 증가했다. 하나투어의 지난 4월 해외여행 수요조사에서도 중국 여행이 전년 동기대비 80.1% 올랐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 영향으로 중국 아웃바운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에 올해의 높은 성장세가 기저효과임을 감안하더라도 가파른 속도"라며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이 들썩이는 걸 보니 인바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도 "중국 단체 관광객 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완전히 정상화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광 분야 주무부처인 문화여유부는 지난 7일 충칭에서 여행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그동안 금지됐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된 지역은 베이징과 산둥, 우한과 충칭 등 모두 4곳으로 늘었다.

지역은 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단체관광 허용은 일반 오프라인 여행사만 해당하며 씨트립 등 온라인 여행사는 해당되지 않는다. 전세기 운항이나 크루즈선 정박도 불가능해 사실상 '보여주기식' 해제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단체 관광객 허용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체 관광객의 대부분 수요를 담당하는 전섹나 크루즈, 온라인 여행사를 제한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며 "한국 시장 길들이기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가 예년 수준을 회복한다 하더라도 달라진 관광 산업과 트렌드를 유념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중국인 단체 관광이 허용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사드 이전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저가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쇼핑센터와 면세점을 돌며 쇼핑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이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난 같은 중국 면세점 매출이 급속도로 늘고 한국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따이공으로 불리는 보따리상을 통해 면세 쇼핑이 가능하다는 것을 많은 중국인들이 알게 되면서 이제는 관광이나 면세업계도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저가 패키지 여행 상품보다는 중·고가 프리미엄 상품을 개발하고 면세점도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국내 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반 토막이 났지만 면세점 매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따이공 유치를 위한 업체 간 송객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면세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면세점에서 이렇다 할 행사나 프로모션을 준비하기는 어렵다"며 "일단 기대감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드 이후 현재 국내 면세점 중국인 매출의 95% 이상을 따이공이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1년여 만에 보따리 시장이 정착됐다"며 "단체 관광객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보따리는 여전히 남을 것이고 따이공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그때 얼마나 달라질지 본 뒤 이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