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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치킨업체 bhc 일부 점주들이 본사에서 납품받는 식자재의 가격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바라기유·신선육 가격이 너무 비싸 원가를 공개하라는 것. 지난해 10월 '해바라기유 가격 논란' 이후 7개월 만에 비슷한 갑론을박이 재현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업계 2위인 bhc의 점주들은 최근 본사 주최 간담회에서 해바라기유와 신선육 가격을 지적하며 원가 공개를 요구했다.
이 간담회는 bhc 본사가 신제품 출시에 맞춰 허심탄회하게 소통하자는 취지로 수도권·경상권·전라권·제주 등 권역별로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정작 신제품 관련 이야기가 아닌 납품 원가 인하와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행사가 예정보다 수 시간을 넘겨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불황에 따른 소비 감소로 가맹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치킨 조리에 필요한 '기름'으로 본사가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은 너무하다는것이다.
한 점주는 "국제 해바라기유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2013년 이래 본사가 가맹점에 받아가는 해바라기유 가격은 그대로"라며 "그 수익을 bhc 본사가 고스란히 가져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인덱스문디'에 따르면 국제 해바라기유 시세(미국산·1t당)는 2013년 4월 1201 달러에서 지난달 802 달러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33.2%가 떨어진 것이다.
또 다른 점주는 본사가 납품하는 닭고기(신선육) 가격이 타사보다 비싸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신선육은 마리당 5천원대 초반에 받았고, 지난주에는 무려 5600원을 넘겼다"며 "이는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 가운데 가장 비싼 편으로, 인근 또 다른 유명 프랜차이즈와 비교해보니 800원 넘게 차이가 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본사는 염지 방식의 차이 때문에 타사와 가격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1000원 가까이 차이가 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일부 점주의 주장에 대해 bhc 본사는 "최근 지역별로 간담회가 열린 것은 맞다"면서도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가맹점주의 목소리를 듣고 상생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다. 모든 점주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것은 내부 회의를 거쳐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점주들이 제기한 해바라기유 가격 문제와 관련해서는 "bhc는 일반 해바라기유가 아닌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쓰기 때문에 시중 제품과 단편적인 가격 비교는 불가능하다"며 "최상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쓰기 위해 롯데의 최신 설비와 특수한 제조공법으로 만든 제품을 쓰고 있으며, 이는 고가가 아니라 타 브랜드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bbq에서 7만950원에 팔던 가격을 인수 후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3천850원을 인하해 지금까지 공급하고 있다"며 "해바라기유 납품에서 비롯된 수익은 전체 매출에 비해 미미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신선육 가격은 염지나 절단 등 공정 과정에 따라 다른 업체와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다른 업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