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뚝심’, SK하이닉스 간판계열사로 성장재계 “도시바 인수작업 마무리로 최 회장 주가 더욱 오를 것”
  •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최태원 SK 회장이 그간 쌓아온 ‘반도체 공든탑’이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 마무리로 방점을 찍었다.

18일 SK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7일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일본 산업혁신기구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를 위한 반독점 심사를 승인했다.

한·미·일 연합에 남은 절차는 매각대금 입금과 공식서명 등으로 사실상 인수작업이 완료된 것이다.

당초 한·미·일 연합은 반도체 수급이 많은 주요 8개국에서 독점금지법 심사 승인을 받고 인수작업을 지난 3월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 7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중국 정부가 결정을 미루면서 도시바가 메모리사업부문 매각을 포기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중국 상무부가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문 매각과 관련해 독점금지법에 위배되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층 강화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도시바 인수를 주도했던 만큼 중국의 반독점 심사 승인을 가장 반기고 있을 것”이라며 “당초 추진했던 단독 인수는 무위로 돌아갔지만, 최 회장은 뚝심을 통해 목표했던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1년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조4000억원에 하이닉스반도체 경영권을 인수했다. SK가 세 번째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지에 따른 것. SK는 과거 정유화학과 이동통신사업 인수로 그룹의 첫번째, 두번째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주위의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매출액 10조1600억원, 영업손실 2273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하이닉스를 제외한 다른 SK 계열사에서는 “우리가 벌어놓은 돈으로 부실주를 샀다”며 최 회장의 결정을 실패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이제 그룹의 간판계열사로 우뚝 섰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바람을 탄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30조1090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달성했다. SK그룹 편입 첫 해인 2012년 매출규모와 비교해 3배 가까운 성장이다. 우려가 가득했던 과거를 딛고 SK하이닉스는 그룹의 ‘효자’가 됐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고(故) 최종현 회장의 작품인 SK이노베이션이나 SK텔레콤과 달리 최태원 회장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물”라며 “도시바 인수작업도 성공리에 마무리돼 최태원 회장의 주가는 더욱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K는 도시바 외에도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적인 사업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이바지하기 위해 현재 성적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