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장 어렵다" 민간硏 부정전망 일색 '회복조짐' 강변 정부, 정책 실기 우려

  • ▲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기 논쟁이 정책당국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초청, 호프타임을 갖고 있는 모습. ⓒ 청와대
    ▲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기 논쟁이 정책당국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초청, 호프타임을 갖고 있는 모습. ⓒ 청와대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기 침체논쟁이 불붙고 있다. 

같은 지표를 두고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민간연구소들의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여전히 회복 조짐에 비중을 두고 있다. 경기 진단 내용에 따라 경제정책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경기 인식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드러나고 있는 경기 지표들은 우리 경제의 흐름이 침체국면에 가깝다는 점은 확실해 보여주고 있다. 


◇ "경기 침체 초입" vs "성급한 판단"

경기 침체론를 제기한 이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김광두 부의장이다. 그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가 쓴 정부의 경기 판단에 대한 문제점을 옮기며 "이 글을 공감한다. 한국경기는 침체 국면의 초입단계"라고 적었다. 

이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김 부총리는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를 갖고 판단하기엔 성급한 면이 있다"고 했다. 또 "광공업생산을 뺀 다른 쪽은 나쁜 흐름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했다. 

  •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김 부총리는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를 갖고 판단하기엔 성급한 면이 있다"고 했다. ⓒ 뉴데일리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김 부총리는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를 갖고 판단하기엔 성급한 면이 있다"고 했다. ⓒ 뉴데일리


  • 다시 김 부의장은 "(한국경제가) 반도체 특수 사이클의 종점에 이르면 어떻게 될까"라면서 "통계는 구조적인 현상의 결과다. 이런 구조가 지속되는 한 통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실제 국책연구소 및 민간연구소 역시 우리 경기의 앞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KDI는 "건설 투자 둔화 추세가 지속해 설비투자도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 1Q 경제성장률 '뚝'… 수출 증가 하락세 뚜렷

    문제는 '숫자'가 가리키는 우리경제 지표는 하락세가 완연하다는데 있다. 먼저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 2.8%였다. 2017년 3분기 3.8%에서 4분기 2.8%로 계속 부진한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건설업과 제조업의 상황 악화가 두드러진다. 건설업의 경우, 2017년 3분기 성장률이 7.15%를 기록했으나 차츰 하락해 올 1분기에는 1.3%에 그쳤다. 부동산 규제에 따른 건설경기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2017년 3분기 6.4%에서 올 1분기에는 3.0%에 만족해야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설비투자는 7.8% 줄어들었다. 특히 산업생산 감소 폭은 지난 2016년 1월(-1.2%)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가동률 역시 전월보다 1.8%P 감소한 70.3%에 불과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었던 2009년 3월(69.9%)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수출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통관기준 지난해 3분기 수출증가율 24.0%에서 4분기 8.4%, 올 1분기 10.1%로 하락추세다. 향후 외환 개입내역 공개, 국제금리 상승, 통상 마찰 등을 고려한다면 증가세는 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 얼어붙은 경기… 기업 실적·전망 쌍끌이 어둡다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 시리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수출실적 지수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대기업은 2017년 11월 95에서 2018년 3월에는 86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역시 같은기간 82에서 79로 하락했다. 

    이 지수는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에 대한 전망이 좋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 시리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수출실적 지수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 뉴데일리
    ▲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 시리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수출실적 지수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 뉴데일리


  • 기업의 업황실적이 좋지 못하다보니 올해 매출 전망도 하향세를 걷고 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1월 91 △2월 87 △3월 87 △4월 82 △5월 86이다. 중화학공업은 △1월 96 △2월 87 △3월 88 △4월 83 △5월 87이다. 경공업은 △1월 89 △2월 86 △3월 85 △4월 80 △5월 81로 매월 매출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   

    설비투자 전망 역시 어둡다.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게된다. 지난해말 기점으로 기업들 재고가 대폭 늘었다. 제조업 재고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0.1%에서 올 1~2월 기준으로는 8.7%까지 치솟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해 정부가 내세운 3% 성장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소들은 올 3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대로 낮췄다. LG경제연구원은 올 경제 성장률은 연간 2.8%로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2%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연구원 역시 "올 투자 증가세가 큰폭으로 감소해 2.8%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갈등, 부동산 경기 둔화, 투자 감소 등으로 정부의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부 산업을 제외한 투자와 소비에서 둔화조짐이 없다며 여전히 경기를 낙관하고 있어 민간연구소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