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옥 부지 매입 3년 만에 건립 추진영남권 영업조직 재정비…생산성 향상나서
  • ▲ DB손해보험이 지난 2015년에 매입한 부산 부전동 부지ⓒ뉴데일리
    ▲ DB손해보험이 지난 2015년에 매입한 부산 부전동 부지ⓒ뉴데일리

    DB손해보험이 부산 건물 부지 매입 3년 만에 사옥 건립을 본격화한다. 20층 이상의 고층 사옥을 짓고, 부산에 흩어져 있는 영업 및 보상 조직을 한데 모을 예정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최근 부산 사옥 마련을 위해 시공사를 선정하고 설계 작업에 나섰다.

    DB손보의 부산 부전동 부지는 지난 2015년 3월 건축 허가를 받았으며, 허가 규모는 4만4686㎡로 지하 8층, 지상 21층이다.

    신사옥 높이는 25~27층 내외로 계획 중이며, 건축물 설계 이후 인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사옥 부지인 서면 일대에는 부산 금융 중심지로 시중은행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등 상업시설이 있다.

    이번 사옥 건립을 통해 영남권에 흩어져있는 영업조직과 인력을 한데 모은다는 게 DB손보의 포부다. 사업단이 채워진 이후에는 계열사를 한데 모으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나머지 층은 타 회사에 임대를 줄 예정이다.

    부산 금융 중심지에 제2의 금융센터를 설립하고 거점 재배치와 조직 생산성을 끌어올려 공격적으로 매출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재 DB손보의 사옥은 서울 3곳, 대구 등 지방 3곳을 합쳐 총 6개다.

    지방 사옥은 전신인 한국 자동차보험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낡은 건물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볼 때 부산사업단은 강남 사업단과 같은 67개에 달한다. 사업단 8개, 지점 48개, 영업소 11개 등이다.

    하지만 부산 일대에는 사옥이 없어 영업지점 등이 임대 형태로 운영됐고 이로 인해 영업 현장에서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는 후문이다.

    DB손보가 부산에 사옥을 짓는 것은 10년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DB손보 관계자는 “부산에 여러 개의 사업단이 운영되고 있어 10여 년간 사옥 건립을 논의해왔다”며 “현재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인허가 작업을 통해 착공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2위권인 DB손해보험이 10개 미만인 데 비해 경쟁자인 현대해상은 부산을 포함해 총 14개의 사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DB손보는 부산에 사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5년 부지를 매입했으나 내부적인 문제 등으로 착공이 지연됐다.

    당시 계열사였던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돌입 이후 사모펀드로 넘어간 데다 동부에서 DB로 사명을 바꿔야 하는 내부적인 이슈가 쌓여있던 탓이다.

    결국, 지난해 말에서야 사명변경을 완료한 후 숙원 사업 해결에 나섰다. DB손보는 1962년 한국자동차보험 공영사가 전신으로 1983년 동부그룹이 경영권을 인수, 1995년에 동부화재로 사명을 변경했다가 지난해 11월 DB손해보험으로 바꾼 바 있다.

    이번 사옥 건립은 DB손보가 사명을 바꾼 뒤 추진하는 만큼 건물 외관 등 디자인에 차별화를 줄지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의 손해보험사가 부산 사옥을 서울 본사 건물과 유사한 형태로 지어 회사의 상징성을 드러낸 터라 테헤란로에 있는 DB금융센터 디자인을 착안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02년에 완공된 강남구 대치동 테헤란로의 DB금융센터는 지상 35층, 연면적 4만4827㎡의 초고층 첨단빌딩이다.

    DB손보 사옥인 DB금융센터는 삼각형과 역삼각형이 덧대어져 있는 ‘반짇고리’ 모양을 형상화했다. 해당 빌딩은 중간부분이 테헤란로를 향해 불쑥 뒤어나온 모양으로 볼륨감이 있으며 외관은 반사유리와 투명 유리를 쓰면서 조형미가 돋보이는 게 특징이다. 당시 김준기 DB그룹 전 회장이 박스형 건물과 차별화되는 보석 같은 집을 지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동부에서 DB로 이름을 바꾼 데다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새 간판을 단 DB손보가 부산 금융 중심지에서 어떤 형태로 등장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