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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상위제약사 출신 임원들이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위제약사에서 쌓은 경영 및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망한 바이오벤처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녹십자셀, 한미사이언스 등의 출신 임원들이 바이오벤처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이병건 전 종근당 부회장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SCM생명과학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 신임 대표는 SCM생명과학에서 해외사업개발과 기술이전 등 회사 글로벌 사업과 관련한 전반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SCM생명과학은 실무와 글로벌 네트워크에 강점을 지닌 전문경영인 영입으로 기술수출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차바이오텍은 녹십자 관계사인 녹십자셀 출신 최종성 박사를 영입해 기존의 이영욱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영욱∙최종성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지난 25일 변경했다.
최 신임 대표이사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6년간의 임상의사 경력과 14년의 제약기업 경험을 두루 갖춘 세포치료제 전문가다.
특히 2003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녹십자셀 부사장과 개발본부장을 역임하며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연구부터 사업화까지 총괄 지휘하기도 했다.
차바이오텍은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이영욱 대표는 기존 사업부문 수익을 극대화하고, 신임 최종성 대표는 세포치료제 분야 조기 성과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재식 전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은 지난해 에빅스젠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신임대표는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삼일PWC 컨설팅 전무 등을 지낸 M&A 전문가다. 대웅제약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맡아 한올바이오파마 인수 작업을 총괄했다.
이후 이후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로 옮겨 한미약품그룹의 제이브이엠 인수를 맡았다.
퇴사 후 바이오벤처를 직접 설립하는 경우도 있다. 유한양행 출신인 남수연 연구소장은 퇴사 이후 지난해 바이오벤처 인츠바이오를 설립했다.
인츠바이오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연구가 주 사업목적이다. 이외에 분자진단과 유전자진단, 세포치료제 제조사업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김훈택 전 SK케미칼 혁신R&D센터장도 지난해 혈우병 치료를 위한 신약 물질을 개발하는 티움바이오를 창업했다. 혁신R&D센터에 근무하는 다른 연구인력들도 창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임원 출신들의 이동을 인력 유출로 해석하기 보다는 바이오산업의 저변 확대와 육성이라는 긍정적인 면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이들이 가진 역량이 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