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한국콜마 잡는다더니" 화장품 제조 후발업체 만만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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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K-뷰티' 열풍 인기로 화장품 제조 시장에 뛰어든 후발업체들의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아직 기존 상위 업체들을 위협할 만한 성과를 내는 곳이 없을 뿐더러 매출규모는 조금씩 늘었으나 영업손실 폭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6%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41억원의 손해를 기록했다. 지난해(-21억원)에 이어 적자폭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가 지분율 50대 50으로 설립한 화장품 제조 회사다. 지난해 2월부터 경기도 오산공장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20년까지 목표로 1000억원을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공장 가동을 지난해 2월에 시작했고, 그만큼 아직 초기 단계라 설비 투자,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투입됐다"면서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마유크림'으로 잘 알려진 클레어스코리아도 새로운 먹거리로 화장품 제조업을 내세웠지만 녹록지 않다. 클레어스코리아 자회사 코스나인의 지난해 매출은 1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했지만 2016년(-20억원)에 이어 2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클레어스코리아는 3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김포에 1만4000㎡(약 4200평) 규모의 생산라인을 구축한 바 있다.코스나인은 마유크림의 제품 파워를 활용해 오는 2020년에는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다음으로 '빅3'가 되겠다는 다부진 목표를 밝혔지만 실적 면에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이다.
화장품 브랜드숍 토니모리 역시 경기도 안양·화성시에 위치한 화장품 제조 사업부문을 메가코스제조로 물적분할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만 3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간 'K-뷰티'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발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겨냥한 화장품 제조사업에 잇따라 뛰었다. 글로벌 시장에 형성된 K-뷰티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사 유치가 과거보다 수월해졌을 뿐 아니라 자사 브랜드를 내세우는 대신 제품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면 막대한 마케팅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상위업체들을 위협할 만한 성과를 내는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1조원대 연매출을 기록하며 선두를 다투고 있다. 뒤이어 코스메카코리아, 코스온이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 중이다.
업계에선 중국의 사드 보복과 함께 쪼그라든 화장품 시장에다 제조업 시장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도 한몫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화장품 제조 전문 업체 수는 2015년 2017개에서 2016년 2033개, 지난해 2069개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간 화장품 시장의 활황으로 많은 업체들이 제조업을 진출하거나 사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최근 내수 시장은 물론 수출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의 시장 안착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발 리스크가 아직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안착에 성공하기 위해선 기술 개발과 새 시장 개척이 함께 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