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단 부글부글… 이르면 금주 거취 결정
  •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경총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경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두고 경총과 이견을 보였던 송영중 상임부회장을 직무정지 시켰다고 밝혔다.

    12일 손경식 회장은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영중 부회장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조만간 개최할 회장단 회의에서 송영중 부회장의 거취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회장은 “송영중 부회장을 관련 업무에서 배제했다. 그는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로 어떠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곧 있을 회장단 회의에서 송 부회장의 경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중 부회장은 지난 4월 경총 부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노무현 정부 당시 노동부 근로기준국장과 산업안전국장, 고용정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노동부 관료 출신인 송 부회장이 경총 부회장에 선임되자 재계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그가 경제계 보다 노동계의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송영중 부회장은 앞서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편 논의를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재계가 아닌 노동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송 부회장은 경총 회원사들의 날선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송 부회장은 다음날 기존 입장을 번복했지만, 손경식 회장과 경총 회원사에 생긴 앙금은 여전했다.

    손경식 회장은 송영중 부회장에 ‘자진사퇴’ 기회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송 부회장이  이를 거부하며 재택근무를 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은 이날 송영중 부회장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경총은 “우리의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태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송 부회장은 그간 본인의 소신과 철학이라며 경총의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상임부회장은 회장을 보좌하는 것이 업무지만, 송 부회장은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을 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조속한 시일 안에 회장단 회의를 개최해 현재 직무정지 상태에 있는 송 부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총에 따르면 상임부회장에 대한 면직이나 해임 규정은 정관에 없다. 단 선임과 관련해서는 회원사들이 참석하는 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경총은 이르면 이번주 중 회장단 회의를 소집해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총 관계자는 “해임 규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임 요건을 따르면 될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송영중 부회장이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지만 회원사들의 반발이 커 경질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