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시아 톱10, 2년 유예 불구 사실상 달성 힘들어져롯데, 총수의 과감하고 통 큰 결단 내릴 수 없는 상황에 '답답'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앞서 공언한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롯데는 앞서 ‘2020 아시아 톱10 글로벌기업’과 ‘2020 면세점 글로벌 1위’ 전략을 선포했지만, 신 회장의 부재로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008년 ‘2018 아시아 톱10’ 전략을 수립했다. 롯데그룹의 2008년 매출액은 100조원으로 연평균 17% 매출신장으로 2018년까지 매출액 20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톱10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했다.

    이 목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면세점 특허 탈락 등의 악재로 2년이라는 ‘유예’를 부여해 2020년으로 달성 시점을 연기했다. 아울러 매출액이라는 외형적 성장 보다 영업이익률이라는 내실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대내외적 요인으로 수정된 이 목표는 실패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롯데는 총수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성장보다는 현상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 안팎에서도 이미 ‘2020 아시아 톱10’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롯데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롯데의 전략은 공격적 인수합병과 비핵심사업 정리”라며 “2020년까지 1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했다.

    롯데는 2001~2016년 16조원을 투자해 총 67건의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 이를 통해 발생한 매출신장은 33조6900억원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구속수감된 지난 2월부터 인수합병 등 신사업에 관한 경영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가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비상경영위는 신 회장이 구속되기 전 진행 중이던 국내외 사업점검과 분위기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신사업 등 미래먹거리 발굴은 멈춰졌고, 현상 유지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다.

    또 ‘2020 글로벌 면세점 1위 목표’도 달성이 어려워졌다. 이 목표는 지난 2015년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이 신동빈 회장에 보고해 세운 것이다.

    인수합병과 해외사업 확대 투자로 롯데면세점을 세계 1위로 도약시키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겼지만, 총수 부재와 정부와의 마찰 등으로 ‘목표’로만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임병연 부사장은 지난 11일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롯데면세점 1위 달성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 목표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15년 9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롯데면세점을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로 키우겠다’는 발언으로 출발했다며 입을 열었다. 

    임 부사장은 “롯데면세점은 국내 매출이 97%에 달하는 극단적인 내수영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대부분 중국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고 5년 단위로 정부의 면세점 특허 재승인을 받아야해 사업구조 역시 불완전하다”고 전했다.

    임 부사장은 면세점 성장을 방해하는 여러 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해외면세점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이탈리아 면세점 월드듀티프리(WDF) 인수를 추진해 글로벌 1위 도약을 노렸지만, 스위스 듀프리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롯데는 WDF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현재 여러 글로벌 업체의 인수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의 부재로 진행과정이 반강제적으로 멈춰진 상태라고 임 부사장은 진술했다.

    다른 롯데 관계자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인수합병 밑작업 등의 씨앗을 뿌려야 1년 후 수확이 가능하다”며 “신동빈 회장의 구속으로 중요결정이 답보돼 신사업 진행 등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신동빈 회장은 빨라야 9월말 출소가 가능하다”며 “총수 부재가 장기화 될수록 기업의 경영시계는 느려진다.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을 담당하는 서울고법 형사8부는 이르면 오는 9월 말 선고할 계획이다. 신 회장의 구속기간이 오는 10월 중순 만료돼, 이에 맞춰 판결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