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비시장 규모 17조5000억원으로 추정 무한 신시장 개척 기대감 '쑥'업계 '기대반 우려반'…"구체적인 계획은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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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12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따라 유통업계가 북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만성적인 소비부진에 시달리는 업계는 인구 2500만명의 북한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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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소비시장, 한국의 2.6%…"기회의 시장"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북한 소비시장 규모는 현재 17조5000억원으로 남한의 2.6% 규모에 불과하다. 북한의 1인당 소비금액은 2016년 기준 700달러(75만원) 수준으로 남한의 1인당 소비금액의 5.2%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경제 개방이 본격화되고 북한 주민들의 소비 수준이 올라갈 경우 사업 진출 가능성 역시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남북경협 관련 철도나 건설 등 일정 산업은 벌써 장단기 계획이 나오고 있지만 소비재는 이러한 경협과 다소 거리가 있다"면서도 "현재 북한의 소비시장 규모가 너무 미미하고 경제성장이 본 격화된다고 할 때 사회간접자본(SOC)에서 시작할 것이 자명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소비시장 규모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는 북한이 오는 2035년 전후 본격적인 소비시장 확대로 접어든다고 전망했다. 소비시장 규모는 인구에 따라 달라지므로 2030년 북한 인구를 2700만명이라고 가정할 때 소비시장 규모는 약 60조원으로 2016년 대비 3.5배로 커진다고 봤다.
2065년 북한의 소비시장 규모는 494조원(인구 3310만명 가정)으로 2017년 한국의 74%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저렴한 인건비, 지리적 등 외국인 투자를 유인할 충분한 이점을 갖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광석 삼정KPMG 대북비즈니스지원센터 전무는 "북한의 총시장 규모는중국의 0.3%, 우리나라의 2.2% 규모로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는 투자 매력도가 낮지만 노동력의 질과 낮은 인건비 측면에서 노동집약적 제조 활동에 경쟁력이 높다"면서 "노동집약적 제조업 경쟁력이 몇 년이나 이어질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어 산업 분업화 측면에서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아직 시기 상조"…준비는 차근차근
북한의 경제개발과 관련해 구체적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유통업계는 신중한 반응 속에도 향후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업계는 과거 북한에 진출한 경험도 있어 여건 허락되면 사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그룹 내에 '북방TF'를 구성하고 북한에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에 대한 연구와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롯데는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북간 철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된다면 러시아 극동지역의 호텔과 농장, 중국의 선양 롯데월드를 통해 북한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고 영농사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 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방 지역에 진출해 있는 식품∙관광 계열사들을 활용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교류를 활성화하는 한편,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인도적 차원에서 문화∙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은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점포를 다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CU는 지난 2004년 12월 CU개성공단점, 2007년 CU개성공단 2호점, 2013년 CU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점을 잇따라 오픈하며 편의점 사업자 중 유일하게 개성공단에 점포를 직영점으로 운영해 왔었다.
북한의 식품 생산량은 수요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식품업체의 진출 전망도 밝다. 초코파이를 납품했던 오리온, 해태·크라운 등도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특히 농심은 최근 임원 회의를 통해 부산과 평택 공장에서 생산하는 신라면 등의 라면 제품을 철도가 아닌 배로 북한에 공급하는 전략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선 샘표 대표도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샘표는 현재 특별한 대북 관련 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당연히 간장이나 관련 제품과 얽힌 사업을 해야 할 것이다. 북한 상황을 보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판단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샘표는 창업주인 고(故) 박규회 선대회장이 함경남도 흥남 출신이다.
이밖에 대명리조트는 이미 '남북관광개발 TF'를 구성해 지리와 인구, 교통, 인프라 등 사업을 진행할 북한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검토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도 북한과 교류가 재개되면 우선 한반도 생태계 복원을 위한 북한 산림 재건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북한시장에 대해 무한 잠재력을 지닌 미개척 시장이기에기대감은 높다"면서도 "아직까지 북한시장 개방, 협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