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경기권 상위 아파트 매입 가능한 수준"공공성 유지 및 확대 보완책 더 필요"
  • ▲ 위례신도시 2018년 거래가격과 신혼희망타운 예상 분양가. 자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7월9일 기준. ⓒ직방
    ▲ 위례신도시 2018년 거래가격과 신혼희망타운 예상 분양가. 자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7월9일 기준. ⓒ직방

    지난 5일 발표된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방안'의 일환으로 공급되는 '신혼부부희망타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에서 추정하는 분양가가 신혼부부가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과 주변 시세에 비해 낮은 분양가로 인해 특정 계층에게 시세차익이 돌아가는 불공정성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초 신혼부부와 청년층 대상의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지원 내용은 △5년간 최대 88만쌍의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자금을 지원하고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가족(6만가구)을 신혼부부 수준으로 지원하며 △최대 75만가구의 청년에게 임대주택 및 맞춤형 금융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주택구입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혼부부의 소득을 감안할 때 4억6000만원의 분양가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인해 향후 발생하는 시세차익 혜택이 소수에게만 돌아가고 첫 분양자에게만 공공의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도 있다.

    직방이 분양가의 가격수준을 분석한 결과 정부가 예상한 '신혼희망타운 선도지구'의 호당 분양가는 위례신도시의 경우 전용 46㎡가 3억9700만원, 전용 55㎡는 4억6000만원이며 평택고덕은 전용 46㎡가 1억9900만원, 전용 55㎡는 2억3800만원으로 책정됐다.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하는 아파트실거래가를 보면 올 들어 거래된 아파트 중 4억5500만~4억6500만원은 전국 평균 건축연도 2004년, 전용 91.7㎡, 상위 18.5%의 거래가격 수준이다.

    건축연한은 10년 이상이지만 국민주택(전용 84㎡) 규모 이상에 상위 20% 내에 속하는 거래가격으로, 아파트로서는 상위 그룹에 속한다.

    경기·인천은 전국 평균과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은 전국이나 경기·인천에 비해 노후도가 심하거나 면적이 작은 아파트가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건축연도 2001년, 전용 77.3㎡, 거래가격 상위 59.5%로 전국 평균에 비해 건축연도는 3년 더 길고 전용면적은 14.4㎡ 줄었다.

    2억4000만원 이하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서울에서 가격은 하위 10%, 건축연한은 24년 이상, 전용면적은 50㎡ 이하의 소형으로, 열악한 조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서울 외 지역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조건의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경기·인천은 4억5500만~4억6500만원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보다 다소 열위의 조건이지만, 지방은 우수한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다.

    2억3500만~2억4000만원 거래가격 평균 조건은 경기·인천의 경우 건축연도 2000년, 전용 71.2㎡, 거래가 상위 66.9%이며 지방은 건축연도 2005년, 전용 82.4㎡, 거래가 상위 29.7%다.

    정부가 제시한 '신혼희망타운 선도지구'의 분양가는 서울에서는 비교적 하위조건의 아파트지만, 서울 외 지역은 비교적 양호한 조건의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위례신도시와 고덕신도시 인근의 평택시 아파트의 경우 2018년 거래가격은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 분양가보다 높고, 고덕신도시 '신혼희망타운' 분양가는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위례신도시의 소형 아파트는 2018년 거래가격이 22단지(비발디) 전용 51㎡가 평균 6억7550만원으로 가장 낮고, 24단지(꿈에그린) 전용 59㎡가 평균 8억2940만원으로 가장 높게 거래됐다. 정부가 계획한 '신혼희망타운'의 호당 분양가에 비해 2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고덕신도시가 속한 평택시의 2018년도 아파트 거래가격은 '평택 센트럴 자이 1단지' 전용 59㎡ 평균 거래가격이 2억4650만원으로 가장 높고, '스카이 뷰' 전용 49㎡는 1억80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신혼희망타운'의 예상분양가에 비하면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이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2014년 이후 급등한 아파트 가격으로 소득에 비해 커진 아파트 매수가격 차이와 소수에게 돌아가는 이익에 대해 정부의 세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토지임대부나 정부와 지분을 공유하는 지분공유제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또한 첫 수분양자에게 모든 혜택이 돌아가는 현재의 분양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간 공공성이 유지될 수 있는 정책 개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