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신규 출점 절반에 그쳐… 시장 포화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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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드럭스토어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출점속도가 주춤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장 출점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성장 포화에 직면한 유통업계의 유일한 '블루오션'이라는 공식이 깨지는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올 상반기 40여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매년 200~300개 매장을 열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랄라블라도 올 상반기 신규 출점매장은 11개에 그쳤다. 2016년 상반기 30개를 출점했던 것에 비해 3분의 1로 줄은 셈이다. 롭스 역시 상반기 11개의 매장을 출점하는데 그쳤다. 가장 늦게 H&B스토어 시장에 뛰어든 이마트의 부츠도 같은 기간 4개 매장을 열었다.
업계 일각에선 H&B스토어의 출점이 주춤하면서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동안 한 곳에서 뷰티와 관련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강점에 H&B스토어 시장은 급성장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H&B 시장 규모는 1조7170억원으로 전년대비(1조3400억원) 30% 이상 성장했다. 이 같은 시장 성장세에 매장 수도 확대돼 왔다. SK증권에 따르면 H&B스토어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약 1350개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20%이상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1020대 소비자들의 인기에 2014년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해오던 H&B스토어도 최근 출점 점포수가 감소되며 시장포화 상태 우려되고 있다"면서 "고정비가 많이 들고 여러 브랜드들을 담아야 하는 만큼 규모가 큰데 시내 중심가에 입점하기 위해선 임대료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웬만한 주요 상권에 매장이 포진된 상태되면서 각사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이제는 경쟁보다는 수익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출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편 올리브영은 올해부터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로 확고한 1위 수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최근 문을 연 H&B 스토어는 지역·상권에 따라 제품 구성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차별화 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브랜드 매장은 통일성을 갖춰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깨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단순히 매장수를 늘리는데 집중하는 대신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상권별로 연령, 성향을 고려해 '상권 맞춤형 매장'을 선보이는 출점전략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발 주자업체는 외형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랄라블라는 올해까지 300여개로 매장을 확대함으로써 외형적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전국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보다 많은 고객들이 랄라블라를 접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랄라블라는 가맹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전국에 1만2000여 개 편의점을 둔 GS25의 가맹사업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롭스는 상반기에 대형 점포 오픈에 힘쓰면서 출점 속도가 더뎠던 만큼 하반기에는 매장 수 확대에 집중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선우영 대표는 올해 50개 출점으로 50% 매출 신장을 목표로 잡은 바 있다. 롭스는 롯데슈퍼와 손잡고 하이브리드 매장 '롯데슈퍼 with 롭스' 1호점(시흥은행점)'을 선보였다. 2~3개월간의 테스트 운영을 통해 매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