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국내 업계 사상 최대 M&A 성사… 공격적인 생산시설 확대삼성바이오, CDMO 글로벌 1위 목표… 회계 논란으로 투자위축은 불가피
  • ▲ 삼성과 SK가 제약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과 SK가 제약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과 SK가 미래 먹거리로 제약·바이오사업에 방점을 두고 있다.

    최근 CJ가 CJ헬스케어를 매각하면서 한동안 대기업들의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오히려 삼성과 SK는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며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특히 투자 대비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신약 개발 보다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업체(CDMO)를 지향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CDMO는 바이오 의약품의 세포주, 프로세스 등의 위탁개발 및 전임상 물질, 임상 물질, 상업화 물질의 위탁 생산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SK는 최근 제약·바이오부문에서 눈에 띄는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대표적인 그룹이다.

    SK㈜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시키면서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개발·생산업체(CDMO)인 엠팩 지분을 100% 인수했다.

    SK㈜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임상단계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두 CDMO 그룹에 조기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엠팩은 미국 제약사들이 밀집돼 있는 서부지역에 위치해 다수의 유망 혁신 신약제품의 임상 및 상업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도 20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이번 인수로 지주사인 SK㈜가 신약 및 의약중간체를 연구개발하고 판매하는 SK바이오팜과 국내, 유럽 생산을 맡는 SK바이오텍, 미국 생산을 맡는 앰팩 등 바이오 관련 3사를 모두 100% 자회사로 거느린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에 앞서 SK㈜는다국적 제약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원료의약품(API) 핵심 생산기지였던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하며 생산기반 확대를 전략적으로 준비해 왔다.

    결국 SK는 SK바이오팜을 통한 신약개발과 해외생산시설 및 회사 인수를 통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를 높이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펴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세로 SK바이오팜은 이르면 내년 초부터 미국시장에서 신약의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치료제 'SKL-N05(성분명 솔리암페톨)'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신약승인신청(NDA)을 완료하고, 2019년 초부터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혁신신약 뇌전증 치료제는 임상 3상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미국 FDA 신약승인신청이 예상된다.

    SK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를 목표로 한 또 다른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 준공으로 의약품 위탁생산(CMO)분야 글로벌 1위 타이틀을 쥐었다.

    3공장은 18만L의 생산규모를 갖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가동 중인 1공장(3만L)과 2공장(15만2000L)을 합쳐 총 36만2000L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역시 글로벌 1위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CDO사업을 4건 이상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열린 '바이오USA'에서 국내 기업 2곳 등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6월 현재까지 수주를 요청한 곳도 20군데가 넘지만 공정라인 한계로 내년으로 계약을 넘긴 상황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는 CDO 1위기업인 론자도 한해 계약건수가 8~10건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 회계 여파로 한동안 투자심리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일 전망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회계 이슈로 인한 단기간 주가변동은 피하기 힘들다"며 "금감원에서 재감리가 진행 중이고, 검찰고발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 단기간 주가변동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시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 중이 계약이 개발에 성공하면 최소 2739억원의 공급계약이 추가될 수 있다"면서도 "하반기 실적 전망과 회계감리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