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민간소비 75.4%…모바일化 저비용 구조 변화 가맹점·소비자 편리성 UP…수수료율 1% 미만으로 절감QR코드 인식 등 앱투앱 방식으로 결제정보 교환 형태
  • ▲ 은행권 공동 모바일 직불서비스 처리 절차 예시. ⓒ한국은행
    ▲ 은행권 공동 모바일 직불서비스 처리 절차 예시. ⓒ한국은행
    현금카드, 페이보다 더 쉽고 간편하게 업그레이드된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은행권 공동으로 고비용의 신용카드에 집중된 국내 지급서비스 채널을 모바일을 통해 저비용 구조로 바꾸기 위한 취지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31일 QR코드 인식 등 앱투앱 방식을 통해 고객의 은행예금계좌 기반의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 추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거래대금을 실시간으로 구매자 계좌에서 인출・지급해 다음날 가맹점으로 입금하는 방식이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지급시장의 신용카드 편중은 정책적‧제도적 요인과 대체지급수단의 경쟁력 부족에 따른다"며 "그 비용은 일차적으로 판매자에게 전가되고 최종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후생 감소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균형 발전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은행계좌 기반 직불서비스를 중심으로 저비용 구조의 모바일 서비스 이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신용카드를 줄이겠다는 것보단 직불카드를 모바일로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도입되면 상인, 가맹점주는 스마트폰에 관련 앱만 깔면 별도의 단말기 포스 없이 결제 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금융소비자는 보유하고 있는 은행 앱에 접속해 예금계좌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현재 모바일 앱을 통한 송금, 환전 등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지만 모바일 직불서비스(현금카드)를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소비자와 가맹점이 어떤 은행이든 예금계좌를 가지고 있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을 갖췄으며, 결제과정의 중계・대행 단계를 축소・생략할 수 있어 수수료가 절감된다.

    신용카드의 평균 가맹점수수료는 2.1%, 체크카드 1.6%, 현금카드 0.3%~1% 수준이다. 직불서비스 수수료는 1% 미만으로 기존보다 상당 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 및 일부 지자체가 추진 중인 '소상공인페이(제로페이)'도 유사한 방식의 모바일 지급서비스를 추구하고 있어 이번 서비스의 QR결제 등 관련 기술표준이 활용이 가능하다. 이렇게되면 국내 모바일 지급서비스 간 호환성이 제고될 수 있다. 

    이병목 한국은행 전자금융기획팀장은 "페이 등 유사 서비스 경우 은행계좌 자금을 바탕으로 최종결제가 이뤄지는데, 그 계좌 소유 은행이 직접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에 비해 중간단계인 부가서비스 기관이 없어져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 측면에서는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를 통해 지급결제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되고, QR결제 도입 등 기술혁신을 통해 이용 편의성이 한층 높아진다. 단, 혜택 측면에서는 향후 협의회와 금융기관, 가맹점 논의를 거쳐 마련될 예정이다. 

    이병목 한국은행 전자금융기획팀장은 "카페나 편의점에서는 고정QR스티커로 손쉽게 주문 결제도 할 수 있다"며 "소비자로선 신용카드 서비스 혜택보다 미약할 수 있지만, 향후 계약을 통해 충분히 서비스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 내달부터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프로그램 구현에 필요한 세부 기술사항 등을 논의해 은행권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지급서비스 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오는 11월부터 플랫폼 개발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모바일 직불서비스의 사용 저변 확대를 위해 은행권 내 가맹점 계약을 공동으로 관리해 소비자와 가맹점이 서로 다른 은행과 거래를 하더라도 동 직불서비스의 이용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지급서비스 시장은 신용카드가 국내 민간소비의 75.4% 수준으로 선점하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 하루평균 이용 건수와 금액은 각각 3300만건, 1조9000억원으로 전체 지급카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지급서비스는 신용카드사, 은행 등이 제공하는 선불·후불· 직불카드 등 실물카드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다. 최근에는 핀테크 혁신에 힘입어 비금융IT기업 주도로 실물카드 정보를 모바일기기에 저장해 이용하는 지급서비스(모바일 지갑)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사와 각종 간편결제 업체가 제공하는 모바일 신용카드서비스는 단순히 카드 정보를 모바일 기기에 저장하는 수준에 그친다. 또한 신용카드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신용카드는 관련 NFC 등 단말기가 전체 가맹점의 1.5% 수준으로 매우 부족하고, 비금융IT기업이 제공하는 모바일 간편결제는 사업자 난립 및 가맹점의 제약 등으로 범용성이 낮다.

    신용‧체크카드의 대체재인 현금카드의 경우 가맹점 수가 매년 약 2만개씩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12만3000개로 신용카드 가맹점(250만개)의 약 5%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