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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일시적으로 주도했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다시 현대·기아차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두달간 전기차 판매 1위를 지켜왔던 쉐보레 볼트 EV는 현대차 코나 EV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주춤하는 양상이다. 이달부터 기아차도 니로 EV로 시장 공략에 나서, 향후 볼트 EV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코나 EV는 지난달 1317대가 팔리며,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코나 EV가 전기차 부문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올 4월 12일 열린 EV 트랜드 코리아 2018을 통해 코나 EV를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가 406km에 달하는 코나 EV는 출시 전 사전계약이 1만8000대에 달할 정도로 고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코나 EV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출시 다음달인 5월에는 304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6월에는 1076대로 급증했다.
7월 판매량 또한 1317대로 전월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초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나 EV는 아직 출고 대기 물량만 1만대 이상이라 올 연말까지 전기차 시장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나 EV가 흥행 가도를 달리는 동안, 최근 시장을 주도했던 볼트 EV의 열기는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볼트 EV 판매는 지난 5월 1014대를 기록했으나, 6월 1621대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볼트 EV는 2개월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판매량이 6월 절반 수준인 872대로 급감하며, 코나 EV에 서서히 밀리는 듯한 분위기다.
이달부터 기아차 전기차인 니로 EV 판매가 본격화된다는 점도 한국지엠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차는 코나 EV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춘 니로 EV를 출시하며, 올해 판매 목표를 2만대로 잡았다.
이같이 완성차 맏형인 현대·기아차가 새로운 전기차를 내놓으며, 한국지엠에 잠시 뺏겼던 주도권을 다시 가져가는 분위기다. 유일하게 견줄 수 있는 볼트 EV는 올해 공급량이 5000대에 불과해, 현대·기아차가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업계 관계자는 "코나 EV 출시 전 잠시 한국지엠에 1위 자리를 내줬던 현대기아차가 다시 뺏어오는 분위기"라며 "코나 EV에 이어 니로 EV 출고도 이달부터 본격화되면서, 볼트 EV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