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구걸' 논란 불구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 이어져김 부총리 책 선물에 이 부회장 기념사진 인화해 건네반도체산업 전력 확충 등 현장 애로사항 긍정 검토 답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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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출발해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인 혁신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방문한 김 부총리는 이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반도체 생산 라인 방문, 구내식당 식사, 비공개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2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임에도 두 사람은 덕담을 나누며 혁신성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투자 구걸' 논란이 일며 자칫 형식적인 만남에 그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혁신!, 성장!" 구호를 함께 외치며 이날의 의의를 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책을 선물하며 훈훈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김 부총리는 저서 '있는 자리 흩트리기'와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선 등 두 권을  선물했다.

    김 부총리는 "창업 회장인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인 '호암자전'을 봤는데 톨스토이의 책을 읽었던 덕에 노비 30여명을 해방해 준 일을 사업하기 전에 한 가장 보람 있던 일이라고 적었다"며 "그런 구절이 있어 톨스토이 단편과 제가 부총리가 되기 전에 쓴 책을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답례로 행사 시작 전 찍은 단체사진을 즉석 인화해 김 부총리에게 건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 상생협력 강화방안 등과 관련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삼성의 '역할론'을 강조했고 삼성 측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화답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도 AI·빅데이터·수소경제·블록체인·공유경제 등 플랫폼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변화 과정에서 성장에 뒤떨어진 취약계층 지원에 힘쓸 것"이라며 "삼성은 앞으로도 협력기업·벤처의 경쟁력 강화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함께 힘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적 지지와 국내외 투자가들의 신뢰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삼성이 재계 전반에 투명한 지배구조를 정립하고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해 나가는데 적극 기여하고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전환기에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담론, 미래대비에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간담회에서는 반도체 분야 전력 확충, 바이오산업의 복잡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삼성의 애로사항도 나왔다. 

    김 부총리는 "바이오와 관련해 몇가지 규제 얘기가 있었고 평택공장의 3·4라인을 만드는 데 드는 전력 확충문제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삼성은 5G 등 미래 성장산업의 경쟁력 제고, 핵심산업기술 보호방안 등에 대해서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공장 신설에 따른 추가 전력공급 방안, 바이오 분야 규제개선, 현장 전문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또한 국가핵심기술 추가 지정 및 기술탈취 목적의 해외M&A(인수합병) 에 대한 관리 강화 등 산업기술 유출방지에도 힘쓰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 부회장이 김 부총리에 재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평택 외에도 우리 사업장이 많으니 앞으로도 자주 찾아와 주길 바란다"며 "오늘 어려운 발걸음을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렵게 와 주셨는데, 저희가 너무 불평, 불만만 늘어놓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