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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분노 키웠나"… '국민연금 폐지' 청원 5000건 넘어

상반기 수익률 0%… 기금운용 책임자 1년째 공석더 내고, 더 늦게, 덜 받는다… "원금 돌려달라"

입력 2018-08-13 10:55 | 수정 2018-08-13 11:36

▲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국민연금 폐지하고, 원금 돌려주세요. 60세까지 직장 생활이 불투명한데 68세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는 17일 제도개선안 발표를 앞둔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의무가입제 폐지 등 관련 청원이 5000여건 올라와 있다. 

국민연금기금 고갈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3년 앞당긴 2057년으로 추산, 국민연금 보험료를 현재 9%에서 11~13%로 올리고 연금수령 시기를 기존 65세에서 68세로 올려야 한다는 개편안이 알려지면서다. 

이 개편안이 확정될 경우, 연금 납부액은 늘고 연금은 나중에 받으면서 수령액은 쪼그라들게 된다. 

저성장 기류 속 최저임금 2년 연속 10%대 인상 등 무리한 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연금 개편안이 올 하반기 최대 정책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 더 내고, 더 늦게, 덜 받는 개편안 

정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5년 마다 국민연금 장기재정 수지를 계산한다. 기금운용 방안, 제도개선 등 국민연금 운영 계획을 짠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는 올해 기준으로 70년 뒤인 2088년까지 기금 소진을 막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먼저 생애평균소득대비 연금액인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하면서 보험률을 현재 월소득의 9%에서 내년부터 10.8% 인상하는 방안이다. 

두번째는 소득대체율을 40%까지 낮추고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리는 방안이 있다. 대신 연금수급연령을 만 65세에서 68세로 늦추는 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재정계산위는 연금수급 연령 연령의 조정과 맞물려 보험료 의무납입 연령을 현행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까지 높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오는 17일 공청회를 통해 재정추계결과 및 제도개선안을 발표한다. 이러한 개편안에 대한 비판 여론은 국민연금이 자초한 부분이 크다. 


◇ 상반기 국민연금 수익률 0%

635조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올해 1~5월 수익률은 0.49%에 불과하다. 연환산으로는 1.16%로 작년 연간 수익률인 7.26%에 1/7 수준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기금 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1년째 공석이다. 

기금운용 수익률이 연평균 1%P만 하락해도 국민연금의 고갈시기는 5년 앞당겨진다. 즉 국민연금의 운용 능력이 부족해 지급기간이 단축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논란이 커지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휴일인 12일 이례적으로 "(제도개편안은) 정책자문안으로 바로 정부 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최근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것을 두고도 수익률을 높이는 일보다 대기업 경영권에 초점을 둔 것도 불신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 당청, 야당시절 연금개혁 반대 곤혹 

문제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높다고 개편을 더이상 늦출수도 없는 상황이다. 앞서 2003년 1차, 2008년 2차, 2013년 3차 국민연금 재정추계가 나올 때마다 개편 논의가 진행됐으나 번번이 땜질식에 그쳤다. 

특히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국정 주요과제로 설정, 국민연금과 연계한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제동을 걸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자고 요구했다. 결국 여야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포함한 합의안 실현을 위해 사회적 기구를 설치한다는 문구에 합의했으나 이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번엔 입장이 정 반대로 바뀌었다.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반대 기류가 선명하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국민연금 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으나 정부가 역할을 못하고 국민 불안만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국민고충은 알바 아니라는 현실과는 동 떨어진 탁상공론"이라고 반대했다. 
최유경 기자 orange@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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