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5.7% 감소 직격탄고비용-저성장, 생산-소비 곤두박질
  • ▲ 한국경제의 올해 2.9%의 성장률 달성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 한국경제의 올해 2.9%의 성장률 달성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한국경제의 올해 2.9%의 성장률 달성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대로라면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차갑게 식기 전에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정책의 궤도 수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 경제팀은 "성과를 내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 1분기보다 성장률 0.4%P 추락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7조959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월에 발표한 속보치(0.7%)보다 0.1%P 하락했다. 1분기 성장률인 1%와 비교했을때는 0.4%P가 낮다. 

    2분기 실적 저조는 내수부진, 즉 투자감소의 영향이 크다. 2분기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내수는 -0.7%P를 기록했다. 1분기 성장률과 비교해보면 당시 내수는 1.2%P나 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투자와 소비 모두 우리 경제의 장애물이 됐다. 

    투자 분야는 참담하다. 건설투자는 2.1%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5.7%나 쪼그라들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0.7% 줄었다.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3대 투자지표가 모두 감소세로 역성장했다. 설비투자 상승세를 이끌었던 반도체가 감소세로 돌아선데다 LCD 등의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한 게 뼈아팠다. 

    2분기 수출도 1분기 대비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우리 국민의 해외 소비가 감소하면서 수입도 3.0% 감소했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나란히 0.3% 증가하는데 그쳤는데 이는 각각 1년 6개월, 3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2분기 실질 GNI는 1분기보다 1.0% 줄었다. GNI는 한 나라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소득을 합친 지표로 올 1분기 1.3%에서 2분기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성장 둔화세가 국민의 소득 감소로 이어진 결과다.

    그나마 상승세를 보였던 소비까지 쪼그라들면서 소득을 늘려 소비·내수 상승을 이끌어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점점 요원해지는 모습이다. 

     
    ◇ 나홀로 소득주도성장 고집하는 靑

    2분기 성장률 둔화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달성은 실패할 가능성이 짙다. 민간연구소는 올해 우리경제 성장을 2.8%선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이 추가되고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까지 겹쳐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 하락의 원인을 정부의 경제정책 리스크로 꼽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에 집착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은 외면해 기업의 투자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규제혁신을 약속했으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하는데 실패해 지난달 말 관련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또 2년 연속 10%가 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크게 감소하고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으나 정부는 '세금'으로 이를 충당하려해 시장 기능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에게 규제완화를 예고하는 것만으로 투자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면서 "정책 하나의 기조 변화가 아니라 정책이 하나, 둘씩 바뀌어 나갈 때 기업이 정부를 믿고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내에서는 청와대 경제팀 교체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소득주도성장으로는 한국경제의 지표가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특히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최저임금 관련 발언이 알려지면서 즉각 경질을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장하성 실장이 뉴스에 나와 본인도 (최저임금이) 16.4% 오른 것에 깜짝 놀랐다는데, 내년도 10.9% 인상에도 적극 개입해놓고 무책임하게 발언하는 장 실장을 당장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절대로 태어나선 안될 괴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