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장 경쟁 촉진, 건설비 인하 효과 기대
  • ▲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데일리 DB
    ▲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데일리 DB

    공정위의 판단은 현실론이었다. 

    역대급 1조 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점쳐졌지만 제재수준은 5개사 검찰고발, 6개사 과징금 1200억원 부과였다. 두차례 심의를 벌일 정도로 진통을 겪었지만 미국의 관세부과와 쿼터제 시행으로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의 처지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9일 공정위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한국철강·와이케이스틸·환영철강·대한제강 등 6개 제강사에 대해 철근값 담합 책임을 물어 1194억원의 과징금과 5개사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대상 철강사는 1개사가 감소했고 조사기간도 알려진 6년에서 20개월로 단축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철강사는 영업팀장급 회의체를 조직하고 약 20개월 동안 30여차례 모임과 전화연락을 통해 월별로 적용할 할인폭을 축소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5월부터 2016년 12월 기간중 총 12차례의 월별 합의를 통해 각 월의 직판향 또는 유통향 물량의 할인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의견을 모은 혐의다.

    회사별 과징금은 현대제철 417억 6,500만원, 동국제강 302억 300만원, 한국철강 175억 1,900만원, 와이케이스틸 113억 2,100만원, 환영철강 113억 1,700만원, 대한제강 73억 2,500만원 등이다.

    현대제철·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환영철강 등 5개 법인은 검찰 고발 대상이 됐다.

    제강사의 담합 배경은 2015년부터 건설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철근 수입량 증가, 원재료(고철) 가격의 하락  및 이로 인한 수요처의 가격인상 반대 등으로 인해 철근시세는 회복되지 않은데 기인하고 있다.

    제강사들이 기준가격에서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판매가격 경쟁이 계속될 경우 철근시세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담합에 합의 한 것이다.

  • ▲ 공정위 제공
    ▲ 공정위 제공

    직판향 물량의 경우 담합 초기에는 할인폭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2015년 8월 이후에는 구체적인 할인폭을 합의하는 등 총 8차례 월별 할인폭을 결정한 뒤, 유통향 물량에 대해서는 총 12차례에 걸쳐 구체적인 월별 할인폭을 정했다.

    공정위는 각 사별로 할인폭의 축소 정도는 동일하지 않지만 합의가 있는 달은 전달보다 할인폭이 축소되는 등 합의 내용이 실제 실행돼 실거래가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는 판단이다.

    예를 들어 2015년 5월 기준가 대비 최대 할인폭을 8만원으로 제한하자 유통가격은 최저 52만원 이하로 인하되지 않는 효과가 발생했으며 6월에 전월 대비 할인폭을 2만원 축소하자 최저 유통가격이 54만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가격 지지효과를 유발한 것이다.

    또한 6개 제강사들은 합의실행 이후 시간 경과로 합의 효과가 약화되면 재합의 및 실행을 반복함으로써 담합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했다.

    철근은 토목, 건축분야의 대표적인 건설 자재로 운송비용이 크고 부가가치가 낮아 수출·입 물량이 미미한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공동행위에 참여한 6개 제강사의 국내 철근공급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약 81.5%에 달하고 있다.

    고병희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대부분의 토목·건축에 소요되는 대표적인 건설자재인 철근시장에서의 가격담합을 엄중 제재함으로써 원자재 시장에서의 경쟁을 촉진시키는데 의의가 있다”며 “철근시장에서 가격경쟁이 활성화될 경우 건설비 인하 등 전·후방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