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젬 사장, 최근 이메일 통해 소유 차량을 이쿼녹스로 바꾸라 주문200여명에 달하는 임원들이 교체 나서면 재고 처리에도 도움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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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이쿼녹스 판매 회복을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지엠 임원 전부에게 차량을 이쿼녹스로 바꾸고 솔선수범해 홍보대사로 나서줄 것을 권한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허 카젬 사장은 최근 한국지엠 상무급 이상 임원들에게 차량을 이쿼녹스로 교체하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발송했다.

    지난 6월 출시 이후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쿼녹스를 위해 임원들이 직접 타보고 홍보해 주길 바란 것이다. 카젬 사장이 본인의 의지를 직접 이메일로 전달한 만큼, 한국지엠 임원들이 이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내부 분위기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카젬 사장이 최근 상무급 이상 전 임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 차량을 이쿼녹스로 바꾸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부터 이쿼녹스 홍보대사가 돼야 한다는 카젬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한때 300명 이상이었던 한국지엠 임원들은 현재 200여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쉐보레 임팔라를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원들이 이달 내 차량을 교체한다면 이쿼녹스 재고 처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1500여대 들여온 이쿼녹스는 현재 약 500대의 재고가 남아있다.

    이와 함께 한국지엠은 이쿼녹스 2019년형을 조기 투입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내달쯤 판매될 연식변경 모델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트림 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이쿼녹스는 한국지엠이 지난 6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수입 첫 중형 SUV다. 글로벌 판매량이 수백만대에 달하는 상품성을 인정받은 모델이다. 이에 따라 이쿼녹스는 출시 전부터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막상 국내 시장에 판매를 시작한 이후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이쿼녹스는 출시 당월인 6월 38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후 7월 판매량은 191대로 급감했으며, 지난달은 97대에 그쳤다.

    다양한 안전사양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경쟁차량 대비 높은 가격과 스포티지와 투싼 등 현대·기아차가 신형 모델을 잇따라 내놓은 영향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