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미생물·중앙백신 등, 남북경협 테마주로 급부상GC녹십자·SK케미칼·LG화학·일양약품, 실질적 수혜 가능성 ↑실무진 협의 통해 구체적 내용 나와야 수혜 여부 가시화될 듯
  •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백신 관련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는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해당 선언으로 남북간 보건의료 협력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감염성 질환에 취약한 북한의 특성상 주요 질병 예방접종 사업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의약품이 부족하고 의료 인프라가 빈약해 감염병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결핵, 말라리아 등 감염성 질환은 북한 전체 사망 원인의 31%로 한국(5.6%)보다 5배 이상 높다.

    업계 관계자는 "북한의 경우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고 백신 개발이 덜 됐기 때문에 국내 백신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은 즉각 백신 관련 기업으로 쏠렸다.

    대성미생물, 중앙백신 등 백신 관련 기업의 주가는 지난 19일 각각 29.95%, 3.42% 급등하면서 새롭게 남북경협주로 편입됐다. 급등의 여파가 가시면서 20일 현재 대성미생물과 중앙백신의 주가는 각각 4.73%, 3.31% 하락했다.

    대성미생물, 중앙백신은 동물의약품 업체로서 가축 대상 백신을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직접적인 연관성은 떨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남북 보건·의료 분야 협력으로 실질적으로 수혜를 입을 업체는 인간 대상 백신을 생산하는 GC녹십자, SK케미칼, LG화학, 일양약품 등일 것으로 분석된다.

    백신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GC녹십자는 독감백신의 자급화에 이어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Td백신 개발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Td백신은 디프테리아 균 감염으로 일어나는 급성전염병 '디프테리아'와 파상풍균에 의한 파상풍을 예방할 수 있다.

    지난 2분기 GC녹십자의 독감백신 등 백신제제 제품 매출액과 상품 매출은 전체 의약품 매출 중 각각 12.9%, 12.2%를 차지했다. GC녹십자 전체 매출의 25.1%가 백신제제 매출인 셈이다.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를 통해 지난 30여 년간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백신 분야에서는 5가 혼합백신을 개발해 UN 입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공급 중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은 백신 제품 매출 증가에 힘입어 2분기 매출 2803억53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5484억5700만원의 51.1% 규모다.

    SK케미칼은 지난 2015년 무렵 자체 개발한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SK케미칼은 백신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지난 7월 백신 사업부문을 분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판매에 이어 지난 19일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시판을 시작했다. 스카이조스터는 지난 상반기에만 매출 200여 억원을 거뒀다.

    일양약품은 지난 2011년 4월 충북 음성군에 연간 최대 생산량 6000만도스 규모의 백신공장을 준공하며 백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계절 독감백신을 생산·판매 중이며, 4가플루백신, 일본뇌염백신, 세포기반 플루백신, 조류독감백신, 홍역, 수족구병 백신 등을 연구·개발 중이다.

    다만 백신 관련 업체들은 현재로선 신중하게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의 관심을 많이 받겠지만 지금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기 때문에 수혜가 될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정부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회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있을지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의료 분야에서 대북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바 있다. 이번 선언을 계기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실무진 협의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실무진 협의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거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