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 신동빈 롯데 회장, 항소심서 감형될 수 있을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운명이 일주일 후에 결정된다. 지난 2월 1심에서 법정구속된 신 회장은 항소심에서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감형과 유지, 가형 중 하나를 선고 받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다음달 5일 오후 2시30분 신동빈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신 회장은 뇌물공여건과 관련해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아 7개월 넘게 수감생활 중이다. 

검찰은 앞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을 구형했다. 1심과 비교해 구형량은 늘지 않았다.

신 회장은 1심에서 ▲뇌물공여 4년 ▲경영비리 10년 등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두 사건이 항소심에서 병합돼 심리가 진행된 만큼 구형도 합쳐서 했다. 아울러 징역 14년과 벌금 1000억원, 추징금 70억원도 구형했다.

법조계에서는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항소심 공판과정 중 1심과 마찬가지로 신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추가 증거 등이 제출되지 않아 감형 등을 통한 집행유예를 확실시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은 항소심 진행과정 중 신동빈 회장이 청와대에 청탁을 해야만 하는 롯데의 긴급현안을 밝혀내지 못했다”며 “청탁이 없다면 뇌물도 없다. 감형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를 기점으로 법조계의 시각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가 돌려받은 70억원을 뇌물로 인정한 것.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판결문을 참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묵시적과 명시적 청탁 여부를 떠나 70억원이 뇌물로 인정된다면 출소가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1심 선고가 유지되거나 형량이 늘어날 경우 신 회장의 수감생활은 1~2년 길어진다. 상고심까지 진행될 경우 롯데그룹의 총수 부재상황 역시 지속된다.

롯데 측은 ‘신동빈 회장 부재=경영시계 정지’라고 말한다. 올해 추진하려 했던 굵직한 국내외 사업이 중단되고 있어서다. 롯데는 올해 10여건, 총 1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검토 및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최고 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부재로 잠정중단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자리를 비운 7개월은 향후 롯데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신규투자와 더불어 기존 글로벌 사업도 흔들릴 수 있다. 이 기간이 더욱 길어진다면 롯데는 몇 년간 답보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신 회장의 선고결과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임직원 1400여명의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관세청은 앞서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면세점 특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 인해 선고를 앞둔 신 회장과 같은 운명에 처해 있다.

면세점 임직원들은 지난 2015년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같은해 11월 롯데가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탈락해, 2016년 6월 월드타워점이 폐점돼 대규모 실직 사태가 나타난 것. 당시 폐점 6개월 만에 특허 재취득에 성공해 순환휴직 중이던 인원이 업무에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향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롯데 관계자는 “항소심 진행과정에서 혐의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다”며 “재판부가 법리적 기준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