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준비 역할 분담 아쉬움 "가족간 소통으로 스트레스 줄여야"2030세대 좌절감, 명절 중요성 퇴색으로 작용
  • ▲ 명절 증후군 극복, 그 해답으로 차례상 등 준비과정에서 역할분담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 명절 증후군 극복, 그 해답으로 차례상 등 준비과정에서 역할분담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명절 증후군은 그간 연휴 기간내 중노동의 대상인 주부를 대상으로 회자 됐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감 뒤에 최근 들어 청·중장년층, 남녀노소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사회양극화, 취업난 및 실업률 증가 등 가계경제가 악화되면서 각 세대별 추석연휴를 보내는 양상도 급변하고 있다. 지난 추석, 나에게는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각 세대별 연휴 천태만상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 註>


    4·50대에게 명절은 가족간의 친목을 다지는 빼 놓을수 없는 대 행사로, 가족모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자녀들이 성장하며 부모의 역할을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고 있기에, 노부모님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할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 모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친지간 사소한 언행은 서운함으로 다가오기 일쑤다.

    이번 추석에서 이영숙씨(45·여)는 말 못할 스트레스로 속을 삭였다고 한다. 이 씨는 장손의 며느리로 명절이 다가오면 무엇보다 차례상 준비에 여념이 없다.

    늘상 명절 전날 시댁을 찾아 제일 먼저 음식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고는 친척들간 당연시 된지 오래다. 지난 추석 역시 동서들은 음식 준비가 마무리돼서야 얼굴을 보였다.

    이씨는 “명절은 오랜만에 부모님과 반가운 친지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역할 분담에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며 “명절이기에 싫은 소리를 할수 없어 참고 넘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 ▲ 추석 명절 귀향길을 찾는 2030세대가 줄어들고 있다. 명절 트렌드 변화의 단면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제공
    ▲ 추석 명절 귀향길을 찾는 2030세대가 줄어들고 있다. 명절 트렌드 변화의 단면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제공
    가계경기 불황은 명절에도 영향을 미친다. 양가 부모님 용돈을 넉넉히 드리고 싶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직장내 직위상승으로 급여가 올라갔다지만 자녀들이 성장하며 수험료, 학원비 등 지출이 늘어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은 고충은 더 크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경구씨(57)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 생을 줄여 직접 매장일을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수입 감소로 명절 분위기를 낼수 없는 현실이다"고 말했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지출에 관해서도 개인주의화 되어가고 있다. 가사 분담 역시 경제, 심리적인 부분과 함께 온다"며 "​명절 가족이 모이는 것에 의미가 있지만 그 양태가 달라지고 있기에 수용해야 한다. 경계가 허물어지기에 책임전가가 아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성인으로 커버린 자녀, 명절 트렌드 변화로 ‘2030-4050세대’ 갈등 유발

    송원호씨(55)는 부모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부모로서 자녀들을 성인으로 키워보니 노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이 더해진 이유다.

    명절에 부모님께서 손주·손녀를 맞이 할때면 자신도 모르게 뿌듯함을 느낀다. 이것이 효도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절을 앞두고 자녀와의 갈등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송씨는 “요즘 20~30 세대는 명절연휴가 개인 휴가라는 개념이 강하다. 자녀에게 사정을 해야만 조부모에 마지못해 찾아가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명절이면 당연히 일가친척을 찾아봬야 한다는 기성세대와의 갈등이 매번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심영섭 교수는 “2030세대가 가지고 있는 좌절감을 4050세대가 이해해야 한다. 2030세대의 좌절 요인은 '포기'에 있고 출산, 결혼, 취업 등에 대한 좌절감이 있다”며 “세대간 경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2030세대는 민감하다. 그들의 좌절감에 대해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