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케미칼 등 유화기업 자회사 편입… ‘효자’ 노릇 기대印尼 유화단지 건설, 대규모 투자 ‘신호탄’… “사업재개 상당부분 진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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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통기업으로 굳어진 기업 이미지를 ‘유화기업’으로 변화시키기고 있다. 유통 및 식품 계열사가 아닌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한 화학 계열사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1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지주의 의사결정에 따라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롯데지주는 지난 10일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해 총 796만5201주(지분율 23.24%)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 유화사들은 롯데지주에 편입됐다.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케미칼은 지난해 롯데그룹 전체 매출액 100조원 중 16조원을 담당했다. 롯데그룹의 전체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다.재계는 롯데케미칼이 지주사로 편입되면서 대규모 투자 등 주요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결정권자인 신동빈 회장의 결재가 현재 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효율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업계 관계자는 “기업인에게는 잘되는 사업에 더 많은 집중을 하는 것은 당연한 업무방식 중 하나”라며 “신동빈 회장에게 롯데케미칼은 친정이나 마찬가지다. 지주사 편입으로 케미칼을 더욱 가깝게 끌어안은 만큼, 이 회사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의 경영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롯데케미칼은 지주사 편입과 함께 중단된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재개를 꾀했다.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논의했다.롯데는 앞서 유화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려 했다. 하지만 1년6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현재의 답보 상태가 지속돼왔다.신동빈 회장은 조만간 인도네시아를 찾아 현지를 시찰한 후 건설 재개를 지시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앞서 유화단지 건설이 다시 진행되려면 신동빈 회장의 현지 시찰에 따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업계에서는 유화단지 건설 재개가 롯데그룹의 공격적 인수합병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국내외에서 10여건(총 11조원)에 달하는 ‘메가빅딜’을 진행하려했다. 그러나 이 역시 유화단지와 마찬가지로 신동빈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진척되지 못했다.롯데지주 관계자는 “유화단지는 그간 최종 결정권자의 부재로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해왔다”며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복귀로 사업재개를 위한 준비가 상당부분 진행됐다”고 전했다.이어 “대규모 인수합병건도 신 회장의 복귀를 계기로 내부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정확한 시점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빠른 시일 안에 멈췄던 경영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신동빈 회장은 출소 이후 지난 8일 첫 공식출근한 이후 황각규 부회장과 각 사업부문장에게 경영현안 및 성과를 보고받고 향후 사업계획을 구상 중이다. 특히 호텔롯데 및 금융계열사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숙제로 남아있는 내용 등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