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쇄신보다 내부 분위기 수습 집중할 전망SK도 총수 복귀 후 그룹 안정화에 집중한 사례 있어
  •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달 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집행유예 석방 이후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달 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집행유예 석방 이후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그룹의 올해 임원인사 방향타는 ‘조직 안정’이 될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 복귀에 따라 ‘쇄신’ 보다는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다음달쯤 내년 임원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간 연말에 인사를 실시했던 것처럼 올해 역시 비슷한 시기에 단행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현상유지’에 집중해 무난한 실적을 달성 중이다. 성과에 따른 ‘필벌’ 보다 각 계열사의 우수 사업부문별로 ‘핀셋 신상’ 인사가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도 실적에 따라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인사 규모는 200명 선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롯데는 매년 200여명 규모의 임원인사를 실시해왔다.

    일각에선 신 회장의 공백을 채운 비상경영위원회에 소속됐던 인력들의 승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는 총수의 경영복귀 이후 첫 인사를 실시한 다른 기업의 사례에 기인한다.

    SK그룹은 지난 2015년 최태원 회장의 복귀 이후 실시한 첫 임원인사에서 경영공백을 최소화한 수펙스추구협의회 수뇌부와 주력 계열사 CEO를 승진시켰다. 당시 김영태 수펙스 커뮤니케이션 위원장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최 회장의 부재중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인물들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 역시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총수부재라는 악재를 이겨내는데 공헌한 인물들에게 보은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비상경영위원회 수뇌부를 보좌한 실무임원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는 올해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가 이끌어왔다. 부회장급인 민형기 컴플라이언스 위원장과 허수영·이재혁·송용덕·이원준 각 사업부문장 등을 주축으로 다수의 임직원이 이들을 보좌해 공백 메우기에 최선을 다했다. 

    여성임원도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회장은 평소 여성인재 발굴과 육성을 강조해왔다. 아울러 2020년까지 여성 CEO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인사에서 선우영 롯데 롭스 대표가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CEO'로 발탁해, 본인의 공언을 조기 이행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임원인사와 관련해 “시기와 규모 등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발표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