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아모레퍼서픽·LG생활건강 등 호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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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 11월11일) 행사에 패션·화장품업계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히 중국 사드 분위기로 인한 흥행실패 우려에도 국내 화장품업계가 중국 내 입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올해 광군제 24시간 동안 총 2135억위안(34조7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2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들이 직접구매를 한 해외 국가를 살펴보면 한국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올해 광군제는 세계 75개국에서 1만90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참여할 정도로 대규모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기록이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가 광군제 하루 동안 4억4400만 위안화(한화 약 7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달성했던 일매출 4억5600만 위안화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알리바바 티몰 입점 업종의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는 구도 속에서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이랜드는 지난달 20일부터 상품 가격의 10~20%를 미리 결제하고 상품을 선점하는 사전 판매를 통해 1억16000만 위안화의 사전 매출을 확보했고 행사가 시작한 후 90분 만에 전체 매출의 62%를 달성했다.
이랜드는 알리바바의 쇼핑몰 티몰에 이랜드, 스코필드, 프리치, 플로리, 스파오, 로엠 등 19개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포인포의 리버서블 다운점퍼로 2만장이 팔려 완판됐다. 이랜드의 대표 아이템인 더플코트는 1개 스타일이 5000장 팔려 신기록을 세웠다.
이랜드차이나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신소매’를 강조하는 알리바바가 오프라인 고객까지 잡기 위해 이랜드의 강력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스마트 매장을 확장하는 추세"라며 "이랜드차이나는 현재 수 십개의 스마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점차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국내 화장품업체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설화수의 '윤조에센스'는 티몰 오픈 60초 만에 1만개가, 자음수·자음유액 세트도 7만6000개가 사전 예약으로 매진됐다.
헤라 '루즈 홀릭 립스틱'은 사전 예약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라네즈 '워터 슬리핑 마스크팩'은 프리미엄 마스크팩 라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마몽드 역시 스킨케어 제품 카테고리의 판매가 40%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광군제 기간에도 지난해에 이어 중국 현지 고객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여러 성과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광군제도 당일 주요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티몰닷컴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화장품과 생활용품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50%, 73% 늘었다.'후'는 광군제 매출이 230억원으로 72% 증가했다. 인기 제품인 '천기단 화현세트'가 90% 증가한 6만1000세트나 판매됐다.
'숨'은 티몰닷컴 매출이 무려 82% 성장했다. '빌리프'는 대표제품인 '더 트루 크림-모이스처라이징 밤'의 광군제 에디션 등을 선보이며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417%나 늘었다.
리더스코스메틱의 '메디유 아미노 H.A. 모이스처 앰플'도 광군제 당일 122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리더스의 안전성과 제품력을 국내외 소비자들이 알아봐 주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피부 고민에 맞춘 리더스만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우수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글로벌 넘버원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