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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 KCGI가 지난 15일 한진칼 지분 9%를 보유하면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일각에서는 KCGI가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들과 손을 잡고 한진그룹 경영권을 노린다는 관측이 있으나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업계가 유가상승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실적개선에 나서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조양호 회장의 경영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분기 대한항공을 제외한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의 실적은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대부분 늘었으나 유가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크게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5% 줄었으며 제주항공은 전년대비 6.4%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0% 이상 줄어들며 고유가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반면 대한항공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0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별도기준으로 보더라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7% 늘어났다. 더불어 매출액은 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인 3조4097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측은 “유가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와 환율 상승 등 외부변수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영업구조를 구축해 꾸준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KCGI는 15일 공시를 통해 보유목적에 경영참여 의사를 밝혔다.
현재 조양호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28.95%로 30% 미만이다. 한진칼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8.35%), 크레디트스위스(5.03%) 등이 있다.
KCGI가 경영권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경영권을 두고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26일 조양호 회장의 첫 재판이 열리는 만큼 재판 결과에 따라 주주들의 표심도 움직일 여지가 있다.
국토부가 지난 14일 항공사업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조 회장이 벌금형만 받더라도 경영권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토부 개정안에는 항공 관련법뿐 아니라 형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관세법 등 위반자도 임원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 회장은 지난달 2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조 회장은 조세 관련법 위반,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도 받고 있으며 밀수·탈세 혐의에 대해서도 아내·자녀들과 함께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