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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분양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장기 미분양 적체가 우려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예정된 분양 일정을 미루거나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미분양 리스크를 해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국 민간 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84.1%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는 2.6%포인트(p) 소폭 증가했지만, 문제는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3분기 평균 초기분양률이 58.6%로 집계된 것이다.
올 들어 1분기부터 2분기 연속 감소(76.6%→64.8%→58.6%)하면서 5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74.7%) 대비로도 16.1%p 급감한 것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절반 가까이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초기분양률이란 분양계약일 이후 3~6개월 사이의 계약률을 의미한다. 청약경쟁률은 다소 허수가 있기 때문에 계약률을 나타내는 초기분양률이 실제 분양결과를 잘 보여준다.
특히 조선업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경남은 3분기 초기분양률이 23.3%로 2분기(20.0%)에 이어 20%대에 머물며 전국 최저를 기록중이다. 분양 아파트 10가구 중 2가구만 계약된 셈이다. 경남 창원이 지난달 미분양 주택수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다.
한때 경남 경제를 이끌었던 거제·창원시 등의 조선업이 붕괴하면서 주택 매매 수요가 급감한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경남과 함께 충남(45.6%)·경북(46.7%)·충북(52.7%)·부산(59.7%) 등도 지난 3분기 60%를 밑돌고 있다.
문제는 올 연말까지 분양을 앞둔 물량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1월과 12월 전국에서 9만119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수도권(5만1872가구)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방 물량도 43%(3만9307가구)나 된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수요층이 적어 한번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기 시작하면 손을 쓰기 어려워진다"며 "서울 집값에만 촛점을 맞춘 일률적인 대책이 아닌 지역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