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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회장이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해소 계획 등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20일 허창수 회장은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서울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G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오늘 답변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하며 답변을 회피했다.
GS는 ‘일감 몰아주기 왕국’이란 오명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주요 기업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기업 가운데 GS그룹은 GS ITM과 옥산유통 등 무려 15개 계열사가 명단에 올라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를 완전 해소하기 위해 개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로 인해 GS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개편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하는 대기업 계열사의 기준을 상장 여부를 떠나 총수 일가의 지분율 20% 이상으로 통일하려 한다.
또 해당 규제를 적용 받는 계열사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도 제재 대상이다. 전면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GS는 현재의 15곳 보다 2배 늘어난 30곳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전체 계열사 71곳 중 42.3%에 달하는 숫자다.
허창수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이 20%가 넘는 GS건설 등 15곳이 규제 대상에 새롭게 포함되는 것.
그러나 GS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올해초 총수 일가 4세들이 설립했던 빌딩관리업체 엔씨타스가 청산됐지만, 운영하던 일감과 인력들은 GS건설 자회사에 대부분 흡수돼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가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 철폐에 가장 긴장하는 기업은 GS그룹”이라며 “다른 기업집단과 달리 후계구도도 정해지지 않았다. 총수 일가 대부분이 경영에 나서는 만큼 서로 일감을 챙겨주는 관행을 해소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전경련 회장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전경련 수장으로서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 망정 가장 일감 몰아주기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허창수 회장은 보아오포럼 서울회의에서 “20여년 전 시작된 보아오포럼은 이제 28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 최대의 포럼이 됐다”며 “그동안의 경제협력으로 형성된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가 오늘을 계기로 더욱 굳건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