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발주량 저년 동기 대비 253% 증가중국 수요 증가와 용선료 상승 원인
  • ▲ 지난 11일 프랑스 몽투아 LNG터미널 (Montoir LNG Terminal)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세계 최초 쇄빙LNG운반선(오른쪽 선박)이 러시아 사베타(Sabetta)항에서 선적한 LNG를 하역해 역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BW社의 LNG추진 LNG운반선에 선적을 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 지난 11일 프랑스 몽투아 LNG터미널 (Montoir LNG Terminal)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세계 최초 쇄빙LNG운반선(오른쪽 선박)이 러시아 사베타(Sabetta)항에서 선적한 LNG를 하역해 역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BW社의 LNG추진 LNG운반선에 선적을 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경쟁에서 강자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들어 세계 LNG선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조선사들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LNG선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미소짓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해운·조선업 분기보고서는 지난 9월까지 LNG선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다고 밝혔다.

    LNG선 발주량이 증가한 원인은 중국의 LNG 수요 증가와 더불어 용선료와 운임이 매우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LNG선의 스팟 운임은 지난 9월 평균 9만25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3.8% 상승했다. 최근에는 1일당 15만달러까지 급상승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 2020년 시행되는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로 친환경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LNG선 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IMO의 규제에 따라 선사들은 기존 선박에 탈황장치를 설치하거나 LNG선을 도입해야 하는데, 비용 문제로 인해 LNG선 도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NG선 발주량 증가를 가장 반기는 곳은 '조선 빅 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다.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을 상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 조선사는 LNG선 분야에서 아직 국내 조선소의 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NG선 강자'인 국내 조선사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LNG선 수주를 독식하고 있다.

    조선 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10월 기준 LNG선 글로벌 발주량은 43척이다. 이 중 현대중공업 수주 물량이 16척, 대우조선해양 12척, 삼성중공업 11척으로 국내 '빅3'가 차지한 비중이 90%에 달한다.

    외신들도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통신사인 로이터는 "한국 조선업체들은 올해 일본 업체들보다 월등히 뛰어났으며, 점유율은 더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 조선소가 LNG운반선 시장에서 일본 경쟁업체들을 상대로 향후 3년 간 90억달러 이상의 수주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업계는 올해 50척 이상의 LNG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LNG선 발주량의 약 3배로, 2014년 이후 4년 만에 50척 기록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LNG 생산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2~3년간 시장 강세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사들 간 LNG선 수주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는 3분기까지 가장 많은 LNG선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수주한 40척 중 LNG선이 10척을 차지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매출에서 LNG선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LNG선 수주잔고가 역사적 최고 수준을 상회할 정도로 선박 발주량이 늘어날 것이며 한국 조선업체가 거의 모든 선박의 수주를 가져가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 조선업은 기술력 한계 드러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주요 선종시장의 신조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만큼 내년에도 올해처럼 LNG선 수요가 강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 수요가 커진 동안, 이를 활용할 필요는 있으나 탱커, 컨테이너선 등 주요 선종에 대해 환경규제 대안을 기술적으로 강화하는 등 영업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