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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아파트 경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매에 참여하는 입찰자가 줄고 있는 것은 물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집값이 폭락했던 4년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매 낙찰가율은 집값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만큼 내년 집값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은 86.9%로 나타났다. 10억원 짜리 아파트가 경매에 나와 8억6900만원에 낙찰된다는 의미로 지난 2015년 이후 최저치다.
2016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아파트 낙찰가율은 그해 10월 95.9%로 최고점을 찍은 후 올 2월까지 90% 이상을 줄곧 유지해 왔다. 지난 9월과 10월에도 각각 91.8%, 90.7%로 유지하다 지난달 80%대로 떨어진 것이다.
경매에 참여하는 평균 응찰자 수도 줄고 있다. 지난해 5월만 하더라도 평균 8명에 달했던 응찰자 수는 지난달 평균 5.2명이 응찰하는 것에 그쳤다. 이에 따라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도 절반 수준에서 37.5%까지 줄었다.
이는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다주택자의 대출을 옥죈 '9·13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출 규제가 심해진 상황에서 낙찰받았다가 자금 조달이 원활치 않게 되면 입찰보증금을 날리는 등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9.13 대책 후 대출이 잘 안 나와서 경매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거의 절반 이상 줄었다"면서 "올 초만 하더라도 입지만 좋으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지만 지금은 최소 5000만원 이상 싸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파트 낙찰가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낙찰가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수요자들이 부동산 전망을 그만큼 어둡게 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최근 경매에 나오는 물건 수가 많아지는 만큼 내년에도 낙찰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