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거쳐 최종 사명 확정 예정최정우 포스코 회장 결단과 '대우맨'들의 세대교체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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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대우가 9년 만에 사명에서 '대우'를 빼는 것으로 알려지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가 가진 역사성이 큰 만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큰 결단과 세대교체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대우는 현재 사명에서 대우를 지우고 '포스코인터내셔널'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대우의 새 사명은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대우가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2010년 포스코가 대우그룹 계열의 종합무역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뒤 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대우라는 이름이 갖는 상징성이 작아져서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지금을 사명 변경의 적기로 판단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 가치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 10년 가까이 지켜온 이름인 대우를 사명에서 빼는 것은 내부적인 큰 결단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에 인수된 이후 지속적으로 사명변경이 검토됐지만 매번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지난 2016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모기업인 포스코 이름을 사명에 추가할 때도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컸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옛 대우그룹의 모태기업으로 대우라는 사명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포스코에 인수된 이후에도 본사 이전과 미얀마 가스전 매각 검토 등으로 여러 갈등을 빚어왔다.

    이러한 부침 속에서도 대우라는 브랜드가 유지된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때문이다. 상사 업계에서는 해외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데 동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대우라는 브랜드가 여전히 큰 신뢰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전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업계에서는 현재 사명 변경이 아무런 잡음 없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반응이다. 사명 변경이 자연스럽게 추진됐다기 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큰 결단이 작용했다는 것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최 회장은 취임 후 '100대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정기 임원인사에서 '순혈주의 타파'를 강조하는 등 그룹 쇄신 작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글로벌 종합상사로 포스코대우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대우' 색깔을 없애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100대 개혁 과제의 하나로 포스코대우가 종합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전담해줄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옛 '대우맨'들이 세대교체되면서 사명 변경 작업에 대한 불만도 적어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꾸준히 사명 변경을 검토했지만, 내부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에 반대했던 세력이 세대교체됐고, 사명 변경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사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에서의 브랜드 입지가 가장 중요한데, '대우'라는 브랜드를 고집해 온 포스코대우 내에 아무런 반발이 없는지 궁금하다"며 "최정우 회장의 결단과 세대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이같이 결정이 내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대우는 올해 4분기 최대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중국 가스관 폭발사고로 미얀마 가스전 관련 이익이 급감했으나, 가스전 복구가 완료되면서 4분기 실적은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