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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저감을 국정 최대 과제로 꼽으며, 올해 국내 첫 방문지로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로드맵 발표 행사장을 찾았다.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에 수소·전기차 투자를 강화하는 현대자동차의 미래 전략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올 들어서만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세 차례 만나며 친환경차 확대 정책을 논의했다.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에 현대차가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나서주길 당부한 것.
정부 역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로드맵 발표행사에 참석해 "수소차 보급을 올해는 4000대까지 늘리고, 2022년 8만 1000대, 2030년 180만대를 거쳐 이후 수백만 대 시대로 빠르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전기차 '넥쏘' 알리기에도 열심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 앞서 울산시청 수소경제 전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뭐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에요"라 말하며, 넥쏘를 은연 중에 홍보하기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현대차 넥쏘에 시승해 자율주행을 경험했고, 같은해 10월 프랑스에서도 넥쏘택시를 탑승한 바 있다.
연초부터 적극적인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현대차 역시 발맞춰 가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전기·수소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라 밝혔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정 부회장에게 "수소 자동차·버스 등은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기능까지 있으니 효과적"이라 화답했다.
정 부회장이 친환경차 투자 규모에 직접적으로 밝힌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그룹 시무식에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모든 타입의 전동화 모델을 개발, 2025년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며 "Clean Mobility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수소전기차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산업에 융합하여 퍼스트무버로서 수소사회를 주도할 것"이라도 덧붙였다.
현대차는 정부가 약속한 규제개혁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는 규제완화와 지원을 통해 현재 전국적으로 14곳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를 2040년까지 1200곳까지 대폭 늘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선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필수인데, 현재 넥쏘가 지원금 등으로 경쟁력이 있음에도 판매 확대가 더딘 주된 이유가 인프라 구축이 미흡해서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발표를 통해 규제완화를 약속했는데, 이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며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확대된다면, 수소시대로 가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난다면 미세먼지 저감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