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지난해 유럽 매출 6000억 돌파… 전년比 43.5% 증가임랄디, 빠른 유럽 시장 침투로 올해 바이오시밀러 매출 견인 기대베네팔리, '퍼스트무버' 효과 톡톡… 플릭사비, 셀트리온 '램시마'에 밀려 고전
  • ▲ 왼쪽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 ⓒ삼성바이오에피스
    ▲ 왼쪽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3종의 지난해 유럽 매출이 6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대비 43.52% 증가한 수치다.

    바이오젠은 2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3종의 지난해 유럽 매출액이 5억 4520만 달러(약 6002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젠은 유럽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 등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다.

    제품별로는 임랄디의 빠른 유럽 시장 침투율이 두드러졌다. 베네팔리는 '퍼스트무버' 효과를 누리며 유럽 매출이 순항 중이다. 플릭사비는 셀트리온의 '램시마'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 임랄디, 유럽 시장 침투 속도 빨라… 올해 바이오시밀러 실적 견인 기대

    이번 발표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10월 유럽에 출시한 임랄디의 실적이 첫 공개됐다.

    임랄디는 출시 후 70여일 만에 1670만 달러(약 1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임랄디는 연간 20조원 어치가 팔리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0월 임랄디를 유럽 출시했다. 지난해 10월15일 휴미라의 유럽 특허가 만료되면서 다국적제약사 암젠, 산도즈, 마일란 등 3개사가 일제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는 유럽 출시 직후 10개국 이상에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임랄디는 독일에서 출시한 지 1개월 만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유럽 전체에서는 11월부터 2개월 연속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이 같은 공세에 오리지널 의약품 휴미라의 매출이 하락했다. 최근 애브비는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휴미라의 미국 외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한 13억 3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애브비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로 인해 올해 60억 달러(약 6조 7000억원) 규모의 매출액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임랄디의 시장 침투 속도가 기존 유럽 출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며 "임랄디가 약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유럽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경쟁의 초반 승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젠 측에서도 임랄디의 빠른 시장 침투율이 올해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제프리 카펠로(Jeffrey Capello) 바이오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임랄디의 출시 첫 분기 시장 침투율 성과가 베네팔리를 능가한다"며 "올해에는 임랄디를 필두로 한 두 자리 수의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 베네팔리, '퍼스트무버' 효과로 유럽 매출 순항 중

    베네팔리의 유럽 매출도 순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네팔리의 매출액은 4억 8520만 달러(약 5천342억원)로 전년 대비 30.9% 증가했다. 베네팔리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로 다국적제약사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매 중이다.

    특히 베네팔리는 지난 2016년 2월에 출시된 이후 9억 5660만 달러(약 1조 533억원)어치 판매돼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매출을 달성한 데에는 퍼스트 무버 효과가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네팔리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의약품 시장 정보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베네팔리는 유통 물량 기준으로 유럽 전체 에타너셉트 시장 점유율을 41%까지 끌어올렸다.

    독일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엔브렐을 제치고 베네팔리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독일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넘어선 경우는 베네팔리가 처음이다. 독일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이 약 2조원 규모로, 유럽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 플릭사비, 셀트리온 '램시마'에 밀려 고전… 지난해 매출 476억 그쳐

    플릭사비는 여전히 셀트리온의 램시마에 밀려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고전하고 있다.

    플릭사비는 존슨앤존슨(J&J)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유럽에서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플릭사비 외에도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있다.

    플릭사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0% 증가한 4320만 달러(약 476억원)로 집계됐다. 플릭사비는 지난 2016년 10만 달러, 2017년 9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퍼스트무버로 출시된 베네팔리와 달리, 플릭사비는 셀트리온 램시마보다 3년 늦게 출시됐다.

    지난 2013년 출시된 램시마는 지난해 3분기 유럽 시장점유율 55%를 달성했다. 2016년에 출시된 플릭사비는 램시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에 나섰으나, 유럽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임랄디의 판매를 확대해 유럽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박상진 삼성바이오에피스 전무는 "베네팔리의 성공 사례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랄디 등 후속 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유럽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