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1일, 국민연금 한진그룹 주주권 행사 여부 결정국민연금 지분 10% 보유 기업 81개사금융위 “경영참여해도 주식 안 팔면 단기매매차익 반환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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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이 내일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통한 경영권 참여에 나설 경우 정부의 기업 길들이기가 물꼬를 트기 때문에 재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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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1일 오전 8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 여부와 범위에 대해 결정한다.

    국민연금 기금위 수탁자전문 책임위원회는 최근
    1~2차 회의를 거쳐 한진그룹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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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열린 1차 회의에서는 대한항공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 대해 9명의 위원 중 2명이 찬성하고 7명이 반대했다. 한진칼에 대해서는 5명이 경여참여 주주권 행사를 반대했다. 2차회의에서는 경영참여 여부는 재논의 되지 않았다.

    수탁위에서 경영참여에 반대하는 것은 단기매매차익 반환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 정확한 수치가 추정되지 않았으나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경영참여할 경우 최소 100억원 이상의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상 이른바
    10%룰에 따르면 지분 10%이상을 보유한 투자자가 단순투자 목적에서 경영참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6개월 내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7%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또한
    10% 룰 적용에 대한 예외는 없다고 못 박았다.

    허희영 항공대학교 교수는
    항공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경영참여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이번에 국민연금 경영참여가 통과될 경우 앞으로 제 2, 3의 한진그룹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연금이 현재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81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297개사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경영참여에 대해 재계 및 전문가들이 비관적 견해를 보이고 있으나 변수는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공정경제전략회의에서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를 적극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를 통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국민연금 수탁위의
    1차 회의에서 경영참여 반대 의견이 나온 직후 나온 발언이라 업계에서 상당한 파장이 일었다.

    금융위 역시
    10% 룰 적용에 대한 예외는 없다고 언급한 다음 날 국민연금 경영참여에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지난
    30일 금융위는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선언 후 6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으면 매매차익 반환 문제도 비켜갈 수 있고, 적극적 주주권도 사용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발언 이후 정부 기관들이 갑자기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경영참여로 일제히 방향을 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앞세워 한진을 비롯한 기업들을 길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꼼수를 부리면서까지 강행할 경우 후폭풍이 더 거셀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