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더 싸고 더 빠르게'기존 간편식 보다 가격↓, 조리편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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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도

    라면 시장이 간편식 트렌드 등의 영향으로 역성장을 면하지 못하는 가운데 용기면과 간편식을 조합한 새로운 트렌드가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을 시작으로 삼양, 팔도, 오뚜기 등이 스파게티 용기면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라면만큼이나 국내에서 잘 알려진 음식인 스파게티의 조리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7월 '스파게티 토마토'를 출시했다. 스파게티 용기면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농심은 독자적인 제면 기술을 집약해 라면업계 최초로 실제 스파게티의 주 재료인 ‘듀럼밀(durum wheat)’로 면을 만들어 스파게티 고유의 식감을 그대로 살렸다.

    ‘스파게티 까르보나라’도 내놨다. ‘미트크림소스’와 ‘까르보나라소스’를 넣어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파게티 소스를 완성했고, 양파와 마늘, 파슬리 등의 향신채소를 넣어 풍미를 더욱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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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심
    그러자 삼양식품도 신규 파스타 브랜드 '파스타테이블'을 론칭하고 면 간편식 시장에 동참했다 삼양식품은 첫 제품으로 ‘파스타테이블 투움바파스타’를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페투치니를 연상시키는 넓고 납작한 면이 특징으로 분말스프를 2개로 구성해 투움바파스타의 맛과 비주얼을 재현했다.

    전자레인지를 활용해 조리의 편의성을 높였다. 파스타테이블 투움바파스타는 면과 후레이크가 들어있는 용기에 끓는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서 3분간(1000W 기준) 익힌 후, 분말스프 2개를 모두 넣고 섞으면 완성된다. 삼양식품은 향후 파스타테이블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품질을 갖춘 다양한 파스타류 제품을 선보여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팔도는 로제 파스타 ‘이탈리안 델리’를 출시했다. 36년 액상스프 제조 노하우를 담아 액상 로제소스를 첨가했다. 고소한 크림소스에 상큼한 토마토를 넣어 로제 파스타 특유의 풍미를 살렸다. 액상스프 중량만 65g에 이르고, 별첨한 치즈 분말스프로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파스타를 컨셉으로 내세웠다.

    오뚜기 역시 진한 치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맥앤치즈 스파게티’를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끓는 물만 붓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간편하게 고급스러운 맥앤치즈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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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뚜기
    국내 상위 라면업체 4곳인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가 모두 스파게티 용기면 제품으로 면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이 네곳의 2017년 매출 합계는 1조9870억원 수준이다.

    라면업체들이 잇따라 스파게티 용기면 제품을 내놓은 것은 용기면과 가정간편식 트렌드의 성장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라면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서도 용기면 시장은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라면 시장은 3년 만에 역성장하며, 전체 시장 규모가 2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와 반면 국내 용기면 시장은 지난해 약 79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전체 시장 중 용기면의 비율 역시 전년 대비 3.2%p 늘어난 37.4%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스파게티, 비빔면 등 국물 없는 라면시장 규모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AC닐슨에 따르면 국물 없는 라면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2592억원에서 2017년 4571억원으로 75% 이상 가량 상승했다. 전체 라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13.6%에서 2017년 21.8%로 크게 늘었다.

    봉지면에 비해 조리 편의성이 높고, 기존 면 간편식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진 스파게티 용기면이 라면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기존 면 간편식 제품들은 용기면과 달리 면을 조리한 후 소스를 이용해 다시 조리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조리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만 돌리기만 하면 기존 편의형 냉동 스파게티의 경우에는 시즈닝으로만 맛을 내는 등 본래의 맛을 느끼기에 아쉬움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스파게티 용기면의 경우 물을 붓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간단한 과정만 거치면서도 스파게티의 맛 품질을 높게 구현해냈다. 기존 면 간편식 제품들의 한계점을 보완하면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토마토, 까르보나라 등 전형적인 스파게티에서 향후 독창적인 맛 타입의 새로운 스파게티로 트렌드를 확장해, 면 간편식 시장에서 소비자 니즈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킬 계획"이라며 "기존 면 간편식 제품들에 비해 가성비가 좋은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역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