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지주사 설립, 현대重·대우조선·삼호重·미포조선 4개 계열사 체제조선통합법인 지분구조, 현대重지주 28%·산업은행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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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매머드급 조선사’로 발돋움한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주식 전량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 1·2위가 합치는 것.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인수 관련 기본합의를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해 기존 현대중공업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물적분할하겠다는 것이다.

    조영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중공업을 투자부문인 조선통합법인과 사업부문인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한다”며 “산업은행은 보유한 대우조선 주식 전량을 조선통합법인에 현물출자한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에 상장할 조선통합법인의 우선주 1조2500억원 등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물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을 두고, 그 아래 대우조선과 기존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 미포조선 등 4개 계열사 체제로 재편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조선통합법인의 지분 28%를 보유한다. 산업은행은 지분 7%를 확보해 해당 법인의 2대주주가 된다.

    단, 확정사안은 아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인수 제안을 삼성중공업에도 전달했다. 다음달 28일까지 삼성중공업이 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오는 3월 8일 본계약을 체결한다.
  • ▲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로 변화될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현대중공업
    ▲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로 변화될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말부터 산업은행과 협의를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대우조선의 주인 찾기에 나섰다. 출자전환 등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시황도 회복돼 민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조영철 부사장은 “이 계약은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중 어느 한쪽이 강제로 진행한 사안이 아니다”며 “조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양 측이 함께 고민한 가운데 빅3 체제를 빅2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인수할 대우조선과 본사가 독립회사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영업과 생산 등 기본 시스템을 유지해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집중한다. 또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수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자회사는 배제했다.

    성기종 현대중공업 상무는 “대우조선 자회사와 관련해 산업은행과 회계법인 등과 많은 검토를 했다”며 “이 결과 계약 과정에서 대한조선 등 대우조선의 자회사는 책임지지 않기로 했다. 인수대상이 아니어서 자회사에 대한 책임은 산업은행이 그대로 진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대우조선 인수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넘어야할 허들은 많다. 특히 노동조합의 반발이다. 

    현대중공업은 그간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대규모 인력감축을 시행해왔다. 군산조선소도 2년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 상황에 대우조선을 인수해 임직원들의 반감이 커지는 것.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로 본사와 업무가 겹치는 임직원들은 고용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경영정상화를 아직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조선사를 인수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 노조도 같은 입장이다. 노조는 “동종업계에 매각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매각이 전면 백지화되기를 바라며, 만약 계속 진행될 경우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에 인수돼도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의 주채권자로서 민영화 이후에도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겠다”며 “유상증자 및 신규자금 지원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