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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에서 선전하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올해도 그 분위기를 이어간다. 새로운 수장에 예병태 부사장이 내정된 가운데, 렉스턴 스포츠 칸과 3월 출시 예정인 신형 코란도로 내수 3위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1월 국내 시장에서 총 8787대를 판매하며 르노삼성, 한국지엠을 제치고 내수 3위를 차지했다. 르노삼성, 한국지엠과 비교해서는 무려 3000대 이상 앞서나가며, 연초부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 내수 판매 호조는 렉스턴 스포츠가 이끌었다. 칸 모델이 가세한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달에만 4302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1월에 비해 64.4%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회사 주력 모델인 코란도가 출격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지난 1월 30일 신형 코란도 인테리어에 적용된 첨단기술과 미래지향적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며, 3월 출시를 알린 바 있다.
2011년 출시된 코란도 C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투싼, 스포티지 등 동급 경쟁모델에 비해 판매량이 매우 뒤쳐지며, 현재는 월간 200~300대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쌍용차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한 티볼리에 비하면 10%에 불과한 판매량이다.
따라서 신형 코란도가 흥행한다면 쌍용차 판매 실적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에서만 월 1만대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새롭게 쌍용차를 이끌어 갈 예병태 부사장이 어떠한 리더십을 보여줄 지도 관심사다. 쌍용차는 지난달 30일 차기 대표이사 사장에 예병태 부사장을 내정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고 밝혔다.
마케팅 전문가인 예 부사장이 신임 사장직에 오르면, 제품 뿐만 아니라 경영방식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 마케팅 기획팀장, 현대·기아차 상품전략총괄본부 상무, 현대상용차 부사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기에, 쌍용차 마케팅에 새로운 전략이 녹아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 부사장은 지난 1월 10일 열린 렉스턴 스포츠 칸 미디어 시승회에서 향후 쌍용차가 출시하는 차량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팰리세이드에 대해 "내부 디자인을 보니 우리 쌍용차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걸 깨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신형 코란도가 무난한 성적을 거둔다면, 올해 쌍용차의 3위 수성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자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법인분리와 임단협 등에 따른 노사 갈등으로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다.
특히 한국지엠은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신형 말리부가 그다지 신차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 역시 올해 계획된 신차가 없어 판매량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렉스턴 스포츠에 롱바디 모델인 칸이 가세하면서 내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3월말 서울모터쇼를 통해 선보일 신형 코란도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무엇보다 흑자전환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목표로 판매를 늘려나간다면 내수 3위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