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 수출 상품 가격이 지난 10여년간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수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세계무역기구(WTO) ‘월별 공산품 수출·수입 물가지수’에 따르면 한국 수출 물가 지수는 지난해 11월 73.6을 기록했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수치다. 통상보다 높은 가격에 수출하면 수출물가지수가 오르고 가격이 떨어지면 지수도 하락한다.
WTO는 세계 제조업 수출의 85%를 차지하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스위스, 일본, 중국,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9개 국가·지역의 수출물가지수를 달러화 기준으로 집계했다.
2005년 1월 각국의 수출물가지수를 100으로 설정한 뒤 매달 증감률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2005년 2월에 수출물가지수가 전월대비 10% 하락하면 2월 지수는 90이 되는 셈이다.
한국은 2005년 1월 100에서 시작한 수출물가지수가 2009년 금융위기 전까지 U자 곡선을 그리다가 금융위기 충격으로 70대로 떨어졌다. 이후 세계경기 회복세와 함께 반등했으나 여전히 80대에 머물렀다.
2015~2016년에는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60대까지 떨어졌다.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초호황기와 유가상승 등으로 상승세를 탔으나 최근에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2018년 11월 타 국가 수출물가지수는 미국 117.3, 캐나다 117.7, EU 115.0, 스위스 164.2, 일본 86.0, 대만 90.3, 싱가포르 90.3이다. 한국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캐나다, EU, 스위스는 기준점으로 설정한 2005년 1월보다 수출물가지수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 자동차 등이 선진국보다 대외요인에 취약해 가격 변동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도체는 지난 2년간 초호황기를 누렸으나 그 이전에는 등락으르 반복했으며 최근에는 가격 하락으로 전체 수출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유가가 가격을 좌우하는데 유가 하락으로 최근 수년간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철강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했으며 자동차는 독일이나 일본 등 경쟁국보다 가격이 낮고 전기차나 SUV비중이 낮아 물가지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