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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만에 미분양 주택이 증가세로 돌아서 우려를 낳고 있다. 가뜩이나 '거래절벽'이라 불릴 정도로 주택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지난해 미뤄진 분양 물량이 연초부터 몰리면서 미분양 소화 여력도 떨어진 상태다. 집값 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달보다 0.6% 증가한 5만916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분양 물량이 줄면서 소폭이나마 감소세를 보이던 미분양 주택이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은 7.4% 늘어나 4년 4개월만에 최대치다.
지역별로는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미분양 주택이 크게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은 전달보다 1834가구(29%) 증가한 8153가구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 2.9% 감소한 5만1009가구다.
지방 미분양 주택이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수도권에서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분양했던 주택들의 준공 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미분양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미뤄진 분양 물량이 1월에 몰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아파트 분양실적은 전국 1만5501가구로 최근 5년 평균보다 55.9% 늘어났다. 특히 수도권이 7291가구로 115.7% 급증했다. 지방도 25.1% 증가한 8210가구를 기록했다.
건설사들이 이런 상황에 고분양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미분양 증가에 한몫했다. 일각에서는 건설사 스스로 미분양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올해 인천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은 단지(민영 분양아파트 기준)는 12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된 단지는 4곳이고, 6곳은 미달됐다. 과반수가 넘는 단지에서 미분양 물량이 발생한 것이다.
대부분 지난해 인근에서 분양된 단지들보다 분양가가 높았다.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된 검단신도시 '검단 센트럴푸르지오'의 경우 3.3㎡ 평균 분양가는 1240만원. 직전에 분양된 '검단 우미린더퍼스트'(1208만원), '검단 한신더휴'(1190만원)보다 3.3㎡당 30만~50만원 비쌌다.
인천 부평구 '부평 지웰에스테이트'도 미달됐다. 같은 지역에서 앞서 분양된 '쌍용 더플래티넘부평'보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50만원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고분양가가 지속될 경우 미분양 사태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출규제가 강화돼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분양가가 비싼 단지는 청약 미달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이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