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바이오 경쟁심화로 케미컬 등 눈 돌려 단기적 실적 내기는 어려울 듯…바이오 호재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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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이 최근 적극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의 사업목적을 ‘생물학적 의약품 등의 제조, 수출 및 판매업’에서 ‘의약품 등의 제조, 수출, 도매 및 판매업’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셀트리온 측은 이에 대해 “케미컬(화학) 의약품 사업 진행에 따른 사업목적 통합”이라고 설명했다. 

    토종 바이오시밀러 업체로 각광받으며 성공한 셀트리온이 일반 화학적 의약품 사업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다. 셀트리온의 부상으로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붐’이 일어났을 정도로 명실상부한 바이오 대표기업이 일반 제약사로의 변신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주가 역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이 같은 사업 다각화는 바이오를 대신할 중장기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한 조치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경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은 단가인하를 감행했다.

    그 여파로 셀트리온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9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6% 하락을 겪었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사업계획을 밝히며 “케미컬 의약품 시장은 약 1000조원 규모로 전세계 제약시장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며 “올해 케미컬 의약품 분야에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케미컬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관련 생산시설 확충에 한창이다. 지난해에는 첫 케미컬 의약품인 에이즈치료제 ‘테믹시스’의 미국 FDA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구조상 큰 비중을 차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진출한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도 아직 실적 단계로는 가지 못한 상태다.

    공시에 따르면 화장품 계열사인 셀트리온스킨케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 기준 305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영업손실은 1226억원에 달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때 상장설이 돌기도 했으나 당장은 실적 개선이 더 시급한 상황이다.

    연예 계열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 직접 제작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며 실패를 맛봤다. 100억여원의 투자금이 빛을 보지 못한 것이다.

    결국 당분간은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의 실적이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셀트리온의 목표 매출 구성은 연내 유럽 허가가 기대되는 ‘램시마SC’가 30%를 차지하며 트룩시마 30%, 허쥬마 10%, 그리고 CMO를 포함한 기타 부문에서 30%로 계획돼 있다”며 “정맥주사로 사용하던 레미케이드의 피하주사(SC)형을 개발함에 따라 기존 치료법의 내성을 극복하는 치료조합이 될 것”이라며 램시마SC의 실적에 주목한다고 언급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하순부터 램시마SC 공급물량이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출하되면서 하반기에는 실적개선과 기저효과가 기대된다”며 “2020년에는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램시마SC의 유럽,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출시로 매출액 1조5000억원, 영업이익 6059억원을 기대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