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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의 '펙사벡' 임상 3상이 난항이라는 소식에 신라젠 주가가 급락하며, 급등세였던 에이치엘비의 주가까지 덩달아 오름세가 꺾이는 수모를 겪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 매체에서 지난 12일 신라젠의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이 난항이라고 보도했다. 신라젠은 한국, 미국, 유럽, 뉴질랜드, 중국 등에서 펙사벡의 간암 분야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기사는 펙사벡 임상 3상에 참여 중인 주요 대학병원 교수가 임상 3상에 대해 "현재로선 문제가 많다"고 언급하는 등 임상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소식에 신라젠 주가는 12일 오후 12시49분에 6만 8700원으로 전일 대비 8.52%까지 급락했다. 이날 신라젠의 거래량도 613만 6865주로 전일보다 8배 폭증했다.
신라젠의 주가가 폭락하자, 승승장구하던 에이치엘비의 주가도 오름세도 꺾였다. 전일 대비 6.43%까지 올랐던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순간 0.7%대로 상승폭이 쪼그라든 것.
에이치엘비 역시 위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유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도 에이치엘비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판단해 금세 회복세로 돌아섰다.
신라젠의 주주들은 해당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며 청와대 청원까지 올렸다. 13일 현재 참여인원이 27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신라젠은 즉각 입장문을 내 "보도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신라젠 법무팀은 해당 보도에 대한 법리 검토 중이다.
신라젠측은 "현재 임상 3상은 전세계 16개국 143개 병원에서 진행된 바, 이는 임상참여 연구자 역시 1~2명이 아닌 140명이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익명의 교수가 발언한 개인적인 기대나 예상으로 펙사벡의 효과를 판단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한 "신라젠의 임상 3상 디자인은 단일 국가가 아닌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대 규제당국에서 승인 받은 것"이라며 "임상디자인에 대한 판단은 불특정 연구자가 아닌 공신력 높은 국가별 규제당국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암 대상 펙사벡 임상 3상 유효성 데이터 접근 권한은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만 갖고 있다"며 "DMC 판단에 따라 임상과정에서 우려할 만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미국 임상시험 데이터 베이스(Clinicaltrial.gov)를 통해 임상 중단 등을 고지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의미다.
신라젠의 발빠른 해명에 급락했던 주가가 진정됐다.
이날 신라젠의 종가는 전일 대비 1.73%(2400원) 하락한 7만 1400원으로, 낙폭을 상당히 만회했다. 에이치엘비도 곧 주가를 회복하며 전일 대비 5.85% 오른 9만 50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13일 오전 10시 35분 기준으로 신라젠의 주가는 4.47%(3300원) 떨어진 7만 500원으로 내려앉는 등 장 초반부터 고전하고 있다. 해당 보도의 여파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펙사벡 임상 3상은 순항 중"이라며 "사실과 다른 기사를 낸 매체를 상대로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