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등 금융당국 출신 인사 다수계열사 사장‧언론인 출신 등 전문성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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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총 시즌’을 맞아 주요 증권사들도 사외이사 선임에 나섰다. 그러나 다수의 증권사들이 공공기관‧법조계 출신 인사를 후보명단에 올리면서 ‘전관예우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외부 전문가의 입장에서 기업을 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 역할에 계열사 출신 인사를 선임하며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곳도 있다.

    15일 공시 등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3인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들 중에는 2008년까지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맡았던 전홍렬 전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대전고등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서 부장판사를 역임한 박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공공기관 및 법조계 출신 인사인데다 전 후보의 경우 금감원 부원장 이후 지난해까지 NH지주사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다.

    여기에 2009년 NH한삼인 대표 이후 7년간 쉬었던 김일군 사외이사 역시 재선임 후보에 올라 있다.

    29일 주총을 개최하는 SK증권도 2인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공정위와 감사원, 기재부, 대검찰청 등을 두루 거친 관료 출신이다. 

    함께 선임 예정인 최남수 전 YTN 사장은 머니투데이방송 사장직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으로 눈길을 끈다. 삼성화재 전략지원파트와 신한금융투자 연구조정실을 거쳤으나 금융 분야에 전문성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27일 주총이 열리는 KTB투자증권은 법조계 출신 인사인 이석환 전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 전 검사장은 새롬기술 부정거래사건, SK그룹 분식회계사건 및 상장폐지 기업 수사 등을 맡으며 금융범죄 수사에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17년 제주지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법원에 접수된 영장을 임의로 회수한 혐의로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해당 사건 변호인이 이 당시 지검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으로 전관예우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당사자들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한 바 있다.  

    같은 날 주총 예정인 미래에셋대우도 재선임 예정인 사외이사 3인 중 2인이 금융당국 출신이다. 권태균 이사는 재정경재부와 지식경제부를 거쳐 2010년까지 조달청장을 역임했으며, 박찬수 이사도 금감원에서 2009년까지 부원장보 등을 맡은 ‘관 출신’이다.

    22일 주총인 대신증권도 국세청 조사국장 출신 신재국 이사 등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15일 오전 주총을 예정대로 마친 현대차증권도 2009년까지 금감원 회계감독2국장을 역임한 고중식 이사를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했다.

    통상 사외이사는 해당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 분야에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을 갖춘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 경영상의 조언과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은 전문성과 함께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아 기업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금융계 사외이사는 관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나 감사로 임명해 기업 입장에서는 당국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으로 활용하는 관행이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계가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규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당국의 인가가 절실해지는 가운데 이러한 ‘전관예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