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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뇌신경질환 개발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시장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자신감을 보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Biogen)은 21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병 치료체 후보물질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임상 3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같은 소식에 지난밤 바이오젠의 주가는 29%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20조원 이상 증발했다. 공동개발 파트너사인 일본이 에이사이(Eisai)도 주가 하락 폭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는 세계 치매 인구가 2015년 4680만명에서 2050년 약 1억 3150만명으로 3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뇌신경질환에 대한 항체신약 성공은 전무하다. 지난 수년간 관련 임상 실패만 총 100건이 넘을 정도다. 최근 2~3년간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Eli Lilly), 아스트라제네카 (AstraZeneca), 로슈(Roche), 화이자(Pfizer), 머크(Merck), 존슨앤드존슨 (Johnson & Johnson) 등의 항체신약 후보물질 임상도 연속해서 실패로 끝난 바 있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잇단 임상 실패의 원인이 혈뇌장벽(BBB) 투과 문제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항체치료제는 거대분자이기 때문에 혈뇌장벽을 투과해 뇌조직 안으로 전송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분자량이 매우 작은 합성화합물, 바이러스 등이 침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조 대표는 "대부분의 뇌신경 질환을 일으키는 나쁜 단백질의 엉김(aggregate)들은 모두 뇌신경세포 안쪽에서 만들어져서 세포 밖으로 퍼져나가며 뇌조직을 손상시킨다"며 "분자량이 큰 항체 치료제가 환자의 약해진 혈뇌장벽을 일부 투과 한다고 해도, 나쁜 단백질의 엉김을 계속해서 만드는 병든 신경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본적 치료법이 아닌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일시 늦춰주는 역할만 할 뿐"이라며 "혈뇌장벽, 즉 뇌혈관 내피세포막을 직접 투과해서 뇌조직 안으로 침투해 나쁜 단백질의 엉김을 없애 세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퇴행성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 회사로 설립된 셀리버리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세포막을 직접 투과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6년 셀리버리와 TSDT에 기반한 파킨슨병 치료제 'iCP-파킨(iCP-Parkin)'의 공동 연구개발(R&D)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셀리버리가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는 BBB를 통과할 수 있는 작동 원리로 인해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