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30만 시대… 고용여건 개선 기대 난망고용보험 가입 7년1개월 만에 최대 증가
  • ▲ 실업급여 신청창구.ⓒ연합뉴스
    ▲ 실업급여 신청창구.ⓒ연합뉴스
    역대 최고의 실업률로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6397억원을 기록했다. 2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피보험자 수는 7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음식·숙박, 보건복지 등 서비스업은 9년4개월 만에 최대로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 인식 개선으로 30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급증에 따른 사회적 비판이 커지자 정부가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급한다며 가입을 독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부는 지난달 구직급여 수급자가 5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명(11.0%)이 늘었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639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202억원(23.1%)이 급증했다. 월별 구직급여 지급액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올 1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던 6256억원을 2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급증한 데는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총 실업자 수는 130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 증가했다. 2017년(134만4000명) 이후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잠재적 실업자가 포함된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4.4%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노동부는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늘면서 구직급여 지급액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1350만4000명이다. 지난해보다 52만6000명(4.1%) 늘었다. 월별 증가 폭으로는 2012년 2월 53만3000명 이후 7년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고용보험 가입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업과 여성을 중심으로 피보험자가 증가했다고 노동부는 의미를 부여했다. 서비스업의 3월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90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만명이 증가했다. 월별 증가 폭으로는 2009년 11월 52만1000명 이후 9년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서비스업은 보건복지, 숙박·음식, 교육서비스, 공공행정 등에서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제조업도 피보험자 수가 357만9000명으로 지난해보다 6000명(0.2%)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식료품, 의약품의 증가 폭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자동차와 섬유제품은 감소세가 지속했다.

    노동부는 지난해부터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최대 실업급여가 5만원에서 6만원으로 1만원 오르고, 최저임금의 90% 수준에서 정하는 하한 지급액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덩달아 오른 것도 구직급여 지급액 급증의 원인으로 꼽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3월 구직급여 지급액이 높은 이유는 그동안 피보험자 수가 증가했고, 지난해 4분기 이후 늘어난 수급자가 지난달까지 자신의 소정급여일수(90~240일) 기간에 구직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돌려 말하면 지난해 4분기 이후 고용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